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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재·보선 참패와 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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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6 재보선 결과는 민주당 김중권 대표체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김 대표는 일단 재보선에서의 참패로 위기대처 능력의 시험대에 올랐다고 할 수 있다. 이 기회가 '쓰디 쓴 보약'으로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지 아니면 '도중하차'의 기로가 될 지는 오로지 김 대표의 역량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일단 김 대표는 당내 이질그룹과 경쟁주자들의 견제에 발빠르게 대응했다. 그는 27일 당4역회의에서 선거참패를 솔직히 인정한 후 김대중 대통령과의 전화통화 내용을 전격 공개했다. 김 대통령은 전화통화에서 "이 시점에 중요한 것은 당의 단합과 단결"이라며 "대표를 중심으로 굳게 뭉쳐 민심을 되찾아 올 수 있도록 의연하게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 대통령의 이 발언은 곧바로 당내 '지도부 인책론'을 진정시키는 효과를 낳았다. 실제로 광범위하게 제기될 것으로 예상됐던 지도부 인책론은 이날 공개적으로는 단 한번도 거론되지 않았다.

김 대표 입장에서는 김 대통령의 한마디로 당 총재인 대통령의 신임을 재확인하고 인책론도 주저앉히는 두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은 셈이다.

그는 또 내친 김에 당을 확실히 다잡겠다는 의지를 곳곳에서 피력했다. 당정간에 당우위론을 재차 강조하고 당 쇄신을 역설한 것이다. 어짜피 자신이 흔들리면 여권 전체가 공멸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역으로 이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의도다. 우선 선거패인과 관련, "건강보험재정악화, 공교육, 대우차 노조 과잉진압 등 정부의 실책이 국민의 마음을 상하게 했다"며 당의 심기일전을 당부했다. 즉 최근의 국정운영의 난맥상을 "이제는 당이 앞장서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그는 또 오는 30일에는 당 사무처 직원들을 전원 불러모을 예정이다. 대표 취임 후 처음으로 월례조회를 갖고 당내 이완된 분위기를 추스르겠다는 것이다. 한 측근은 "선거과정에 보인 사무처 직원들의 노력을 격려하고 당의 재도약을 다짐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같은 김 대표 행보가 별탈없이 순항할지 여부는 장담할 수 없다. 지금은 당 전체가 위기감에 휩싸여 숨죽이고 있지만 김 대표의 '대표 프리미엄'에 볼멘소리를 내는 경쟁자들이 좌시만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김 대표에게 여론의 시선이 모아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상곤기자 lees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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