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민주당 김중권 대표의 대선후보 조기가시화 발언이 미묘한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당내 예비주자들의 행보에 제동을 걸어온 김 대표가 오히려 여권후보를 조기에 가시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기 때문이다.
물론 김 대표는 자신의 발언이 파문을 일으키자 즉각 기자간담회를 열어 "김기재 최고위원의 말(조기 가시화 필요성)을 인용한데서 비롯된 것"이라는 해명을 하기는 했다. 그러나 김대중 대통령의 의중에서 한치도 벗어남이 없던 그가 이같은 발언을 한데는 여권 내부에서 대권과 관련해 긴박한 논의가 진행중임을 방증하는 것이라는 관측을 낳았다.
우선 김 대표의 발언은 최근 여권 내부 기류 변화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4.26 재보선과 4.30 이한동 총리해임안 변칙 처리후 여권이 수세에 몰리면서 대선후보 조기가시화론이 대두되고 있는 것 같다. 여권 내부에 "이대로는 안된다"는 공감대가 광범위하게 형성되면서 김 대표가 여권 핵심부의 의중을 우회해서 피력했다는 관측이다.
특히 김 대표의 이날 발언을 보면 내년 지방선거와 관련된 여권의 고민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고 할 수 있다. "지난 1일 조계사 법요식때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는 군중들의 환호 속에 퇴장하는 등 선거운동을 했다"는 김 대표의 발언내용이 대표적인 예다. 대선후보가 결정된 것이나 마찬가지인 한나라당과 달리 여권은 대표주자에 대한 윤곽조차 잡지 못하고 있어 그 현실을 우회적으로 언급한 것이다.
그러나 김 대표의 발언이 실언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대선후보들의 행보와 관련해 "국민들이 '아직 정신을 못차리고 있다'고 보지 않겠느냐"며 강한 어조로 제동을 걸었다. 그런 김 대표가 기자들과의 오찬에서는 상반된 말을 한 것이다.
김 대표가 서둘러 기자간담회를 갖고 해명을 한 것은 그가 의도했든 하지 않았든 이같은 발언의 파장이 예상치 못한 결과를 낳을 것으로 우려한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하여튼 이날 김 대표의 발언이 대선후보와 관련해 여권의 쌓여만 가는 고민을 드러낸 것만은 분명해 파장이 간단치는 않아 보인다.
한편 청와대는 이와 관련, "지금은 경제회생, 민생.남북문제 등의 히결에 당이나 정부가 온 힘을 쏟아 매진해야 할 때인 만큼 지금 그런 일을 거론하는 것은 바람직스럽지 않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상곤기자 lees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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