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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수 법무장관이 임명된지 43시간만에 경질된 사태는 현 정권 핵심부의 국정운영 능력에 대한 회의와 함께 김대중 대통령의 인재 판단능력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안 장관의 기용은 여권 내부에서도 의외라는 평가가 나왔듯이 여러가지 무리가 많은 인사였다. 평검사 출신으로 "오랫동안 검찰을 떠나있던 인사가 검찰조직을 제대로 장악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은 물론 "사정기관 호남 독식론을 희석하기 위한 들러리 세우기"라는 혹평도 쏟아졌다.

이같은 무리한 인사가 나오게 된 근본적 원인은 중요한 자리에는 믿을 만한 사람, 특히 충성심있는 인사를 우선 앉힌다는 김 대통령 특유의 인재등용 기준이다. 김 대통령의 이같은 인사스타일은 신승남 검찰총장 내정자를 비롯, 한광옥 비서실장, 이무영 경찰청장, 안정남 국세청장, 신건 국정원장 등 이른바 힘있는 자리에는 모두 김 대통령 자신의 최측근이나 호남출신이 차지하고 있는데서 잘 드러난다. 이같은 내사람 심기는 김 대통령이 옷로비 사건으로 현 정권에 엄청난 부담을 안겨줬던 김태정 전 법무장관을 싸고 돈 것이나 부평 대우자동차 노조원 폭력진압사태로 이 경찰청장에 쏟아진 노동계의 퇴진요구를 묵살했던 것처럼 여론의 요구를 무시하는 아집으로 연결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문제는 충성심 때문에 발탁된 사람이 능력이라는 또 하나의 조건을 항상 만족시키지 못한다는데 있다. 결국 소수정권으로 가뜩이나 인재풀이 협소한 상황에서 김 대통령의 이같은 인사스타일은 이번 안 장관 사태와 같이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인재 발탁시 추전에서 검증, 그리고 낙점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공조직 보다는 비선조직에 더 의존하고 있다는 점도 큰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이번 안 장관의 발탁에 대해 청와대에서조차 누가 천거했는지 알려지지 않고 있다. 법무장관 후보를 당연히 알고 있어야 할 신광옥 민정수석은 안 장관의 입각 사실 발표 전날까지도 법무장관이 바뀐다는 사실 조차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안 장관을 추천한 사람이 누구냐를 놓고 당과 청와대가 책임소재를 놓고 설전을 벌이고 있는 것 자체가 바로 공조직의 기능 상실을 반증하는 대목이라고 할 수 있다. 비서조직에 기댐으로써 인사 보안은 유지할 수 있겠지만 제대로 된 검증은 불가능해질 수밖에 없다.

김 대통령이 인사 실수를 야기하는 또 하나의 요인으로 DJP공조에 따른 내각 나눠먹기를 지적하는 사람도 많다. 총리와 산자·건교부 장관 등 몇몇 자리는 자민련 몫으로 안그래도 좁은 김 대통령의 운신의 폭을 더욱 좁히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결국 이번 안 장관 사태는 김 대통령의 인사 방식이 한계에 왔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인사스타일의 근본적 변화를 꾀하지 않고서는 이번과 같은 사고는 언제든 다시 터질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정경훈기자 jgh031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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