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민주당 내분, 29일 '분수령'

민주당 김중권 대표의 귀국을 계기로 민주당 내분 사태는 진정될 수 있을까.

당내 초재선 의원들의 항명파동이 동교동계와 소장파간의 전면전 형태로 확산된 가운데 김 대표가 29일 중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해 사태 수습이 고비를 맞을 전망이다. 특히 전날 확대간부회의에서 한바탕 소동끝에 내린 결론이 "김 대표가 귀국하는대로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해 사태 수습을 논의한다"고 정리된 때문에 현재 당내 모든 눈과 귀는 김 대표의 '귀국 보따리'에 쏠려 있다.

그러나 현재 당내분이 그리 간단치 않다는게 문제다. 초재선 의원들의 당정 쇄신요구가 여론을 등에 업은데다 정동영 최고위원까지 가세해 더욱 힘을 얻고 있다. 게다가 정 위원은 지난해말 권노갑 전 최고위원의 '2선후퇴'를 불러온 장본인이어서 동교동계가 여간 꺼리는 인물이 아니다. 더욱이 이 과정에서 동교동측이 소장파 성명의 도덕성 문제를 제기해 양측의 감정대립이 극에 달해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김 대표가 어디부터 메스를 댈 지 관심이 아닐 수 없다. 김 대표가 적극 대응 방침을 밝힌 만큼 해결의 실마리를 마련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지만 당내 기반이 취약한 대표로서 대권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그가 과연 적절한 해결책을 마련할 지는 미지수다.

소장파의 손을 들어주자니 당내 최대 계파인 동교동계가 걸리고 동교동계 손을 들 경우 명분론에서 밀릴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김 대표로서는 취임후 정치력을 시험받을 수 있는 최대의 기회이자 낙마까지도 우려되는 위기상황을 맞고 있는 셈이다.

가장 큰 난제는 소장파의 당정 수뇌부 쇄신요구가 될 것이 분명하다. 현재 소장파의 요구는 동교동계 '비공식 라인'으로 압축되고 있지만 자신도 이 범주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특히 소장파 항명에 가세한 정 위원의 경우 '최고위원 전원 사퇴'주장을 통해 김 대표까지 걸고 넘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현재 상황으로서는 김 대표 선택의 폭이 그리 크지만은 않아 보인다. 일단 소장파들의 요구를 선별 수용하면서 대화를 통해 이들을 설득하는 방식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도 "김 대표 귀국후 수습책을 마련하겠다"면서 "초재선 요구중 귀담을 부분은 당공식 기구를 통해 수렴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는 당초 "분란만 야기하고 있다"며 소장파들을 비난했던 것에서 크게 후퇴한 발언이다.

그렇지만 이같은 '소극적' 해결책이 소장파들의 반란을 효과적으로 진화할 수 있을 지는 장담할 수 없다. 시간이 갈수록 소장파들의 입에서 쇄신 대상이 구체적으로 거명되고 있다는 것은 여권 지도부의 리더십 한계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단순히 몇사람의 희생양으로 수습될 사안이 아니라는 점이 김 대표의 어깨를 짓누를 것이 분명하다.

이상곤기자 leesk@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