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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컴퓨터 중독 심각 청소년 학습장애 유발

언제부턴가 "선생님.부모님 말은 안 들어도 아이들이 TV 말은 듣는다"는 얘기가 들린다. 통계에 따르면 우리 나라 사람들은 주중에는 3시간 이상, 주말에는 4시간30분 이상 TV를 시청하고, 매주 1편 이상의 비디오를 빌려 보며, 매일 1시간 이상 컴퓨터에 앉아서 인터넷과 게임을 즐긴다고 한다.

지난해 경산대 청소년문제연구소가 대구지역 중고생 6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데 따르면, 전체 학생 중 24%인 144명이 높은 컴퓨터 중독성을 가졌음이 드러났다고 한다. 이 수치는 날이 갈수록 더 높아질 것이다.

이젠 어느 집 할 것 없이 TV.컴퓨터와의 전쟁을 혹독하게 치르고 있다. 휴일이면 그 전쟁은 더 치열해진다. 날씨 좋은 휴일, 가족끼리 어디 나들이를 가려고 해도 아이들은 선뜻 따라나서지 않는다.

따라 가봤자 별로 재미도 없는데, 차라리 TV 쇼, 만화영화, 컴퓨터 게임, 채팅이나 하는 게 더 재미있다는 게 이유이다. 나들이를 안 가는 집은 TV 소리, 컴퓨터 게임 소리로 하루 종일 시끄럽다. "책이나 한 페이지 보든지, 아니면 밖에 나가 뛰어 놀든지…" 부모들은 꾸짖다 못해 하소연한다.

TV.컴퓨터는 이제 우리 생활에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매체가 됐지만, 동전의 다른 면과 같은 피해도 적잖이 발생하고 있다. 그럼에도 TV시청 교육이나 컴퓨터 활용 교육 같은 미디어교육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극소수의 뜻 있는 단체에 의해서 진행될 뿐 가정에 맡겨져 있다.

부모 역시 이 부분에 대해서는 자녀들이나 마찬가지 수준이기 때문에 교육이 될 리가 없다. 미디어 교육이 가정에만 맡겨진 상태에서는 TV와 컴퓨터와의 전쟁에서 승산이 없다. 시끄럽고 지리한 부모 자식간 소모전만 되풀이 될 뿐, 뚜렷한 해결 방법이 없다.

이 따분하고 지루한 가족간 전쟁을 끝내기 위해서는 가정뿐 아니라 밖에서도 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가 필요하다. 특히 대중커뮤니케이션 생산을 1차적으로 담당하고 있는 언론사가 나서야 하고, 교육계에서도 팔을 걷어야 한다.

가정도 더 이상 이 전쟁 아닌 전쟁의 피해자로 팽개쳐져 있어서는 안 된다. 어떻게 하면 이 소모전을 효과적으로 끝낼 것인지, 하다 못해 우리 뜻대로나마 되게 할 것인지를 가족 모두가 고민하고 실천해야 한다. 미디어교육의 필요성이 갈수록 절실해지는 것은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김 경 호(21세기사회교육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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