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시 교육감 후보 초청 토론회

-사회 : 대구 교육 행정이 관료적이고 경직됐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어떤 부분에 초점을 맞춰 바꿔나가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신상철 : 교육 행정도 수요자 중심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담당자의 입장에서 편리하게 업무를 처리할 방안을 찾는 것이 아니라 민원인의 입장에서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찾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장학 분야는 학교에서 의도하는 일들이 잘 이뤄지도록 도와주는 데 힘을 쏟아야 합니다. 단위 학교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면서 현장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데 노력해야 교육 발전도 가능할 것입니다.

△이학무 : 지난해 경우 연간 생산되는 공문서의 건수가 3천700건에 이르고 있습니다. 학교 평가나 장학 지도를 하면 일선 학교는 완전히 비상사태가 됩니다. 교원들이 이렇게 시달리니 교실 수업과 인성 교육이 잘 되겠습니까. 행정은 교육 목적 달성을 위한 수단이 돼야 합니다. 단위 학교에 교육감의 권한을 대폭 위임한다면 창의성과 다양성, 경쟁력을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류한현 : 교육 행정은 지시, 감독보다는 조장 업무가 주된 기능입니다. 교육 행정 기관은 학교 교육의 결과에 대해서만 관련 법규에 따라 지도.감독하면 됩니다. 이외의 것은 직위를 이용한 간섭의 성질이 되고 심하면 관료적이라는 비난을 듣습니다. 각 기관의 역할과 부서의 담당 업무를 분담해 지키도록 해야 합니다. 학교장에게 자율 경영권을 줘 교권을 세우고 교원의 사기를 진작시켜야 합니다.

△주갑은 : 교육청 홈페이지나 신문에 기사 한 줄만 나면 일선 학교에 장학사를 보내고 모든 책임을 학교에 떠넘기는 관료주의로는 변화와 개혁을 이끌어낼 수 없습니다. 교육청 문턱을 낮춰야 합니다. 일선 학교에 재량권을 이양하되 장학사와 교사의 업무도 대폭 줄여야 합니다. 실적 보고보다는 사전에 많은 자료를 배부해 지도하는 기능을 강화해야 학교가 행정에 눌리는 일을 막을 수 있습니다.

△우정복 : 고압적이거나 권위적인 경우도 있겠지만 크게 봐서 교육청도 갈수록 민주화되고 있습니다. 물론 더 노력해야 합니다. 교육청은 교사들을 섬기고 지원하는 기관으로 탈바꿈해야 합니다. 감독 대신 지원하고, 적발 감사 대신 지도 감사를 위주로 해야 합니다. 교육청 예산을 공개하고 교육감 판공비도 사용 내역을 공개해 신뢰받는 교육 행정이 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이종한 : 그동안 교육위원 활동을 통해 교육청의 전시 위주 행정, 권위적인 교육 관료, 행정만능주의 등을 확인했습니다. 이로 인해 학습 활동과 학생 지도에 헌신하는 교사가 홀대받고 승진 경쟁에 열을 올리는 일부 교사가 우대받는 실정입니다. 인사 평가 자료를 객관화해 공정한 인사 정책을 펴나가고 교육 재정을 공개해야 합니다. 특히 민간 부문의 참여를 확대, 교원단체와 학부모단체 등이 참여하는 교육 공동체 운동을 펴야 합니다.

△박지극 : 투명하고 공개적인 재정 운영과 합리적인 인사 행정을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구는 지금까지 인사가 비민주적이라는 지적을 많이 받아왔고 밀실 행정의 표본이라는 비난도 있습니다. 공평하고 합리적인 인사 원칙을 세우고 따라야 합니다. 재정과 관련해서는 효율적인 예산 운영이 구현돼야 합니다. 학교 공사 발주 때는 학교운영위원회 산하에 자문위원회를 운영하는 등의 방식으로 집행하고 시민감사위원 위촉 등으로 교육청 감사기능을 강화해야 할 것입니다.

△김영근 : 급변하는 사회 현상과 교육 변화에 맞는 교육 행정은 현상 유지보다 쇄신과 발전에 중점을 둔 생동적인 쪽으로 발전해야 합니다. 조직이나 제도만 민주화할 것이 아니라 실제 운영하는 교육감의 사고와 행동도 민주화돼야 합니다.△성훈 : 지금까지 시교육청의 정책 추진이 지나치게 세밀해 학교 교육의 다양화를 저해하고, 지원보다 지시 감독 위주로 흘러온 게 사실입니다. 현장의 여건과 교원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시책, 성과 위주의 밀어붙이기 등으로 행정이 상당히 신뢰를 잃었습니다. 현장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교육청 주도 시책을 줄여야 합니다. 교육 자치 시대에 걸맞은 지원 중심의 열린 행정을 통해 교육의 미래를 열어가야 합니다.

-사회 : 여러 분야에서 공.사립 학교간 차이가 있고 사립학교들의 불만이 적지 않은데 주갑은 후보는 이를 어떻게 풀어나갈 생각이십니까.

△주갑은 : 사립학교는 지금까지 국가가 할 일을 대신해 오면서, 잘못도 있었지만 인정해야 할 성과도 많았습니다. 그런데 사학 지원 내용을 살펴보면 인건비와 학교운영지원비 측면에서는 공립과 차이가 없지만 교육 시설 개선비나 국가 정책상 필요한 경비는 공립에 비해 대단히 열악합니다. 이렇다 보니 공.사립간 교육 여건에 격차가 커지고 있습니다. 평준화 이후 공.사립간 교육활동 면에서 아무런 차이가 없는데 지원을 차별하는 것은 잘못된 일입니다. 사립 지원을 공립과 동일 수준으로 올려 선택권 없는 학생들이 애꿎은 피해를 보는 현실을 바로잡겠습니다.

-사회 : 이학무 후보는 초.중등간 전문직 및 기관장 보임 불균형을 해소하겠다고 하셨는데 실현 가능성이 있다고 보십니까.

△이학무 : 물론 가능합니다. 공교롭게도 대구의 초등과 중등 학교수는 184개로 동일합니다. 그러나 전문직 보임은 35대 65로 초등이 현저히 적습니다. 중등 교원수가 다소 많다고 전제해도 타 시.도에 비해 불균형이 확실합니다. 기관장도 현재 중등 출신 교육감에 중등 출신 교육국장, 연구원장, 연수원장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시 교육청 과학평생교육과나 체육보건교육과에는 초등 장학사가 거의 없는 실정입니다. 업무의 특성을 고려해야겠지만 설득력 있는 선에서 초.중등간 균형적인 배분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사회 : 교육 행정에 교사, 학생, 학부모의 의견을 민주적으로 반영하겠다고 하셨는데 이종한 후보께서 구체 방안을 말씀해 주십시요.

△이종한 : 교육의 주체들을 교육 활동의 중심에 세운다는 이야기입니다. 학교운영위원회를 중심축으로 단위 학교를 선진화하겠으며 임기내에 학생회.교사회.학부모회의 법제화 실현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습니다. 학생.교사.학부모 단체를 지원하는 기구도 교육청 내에 설립하겠습니다. 교원단체와 교육 정책을 협의해 시행하고 학부모 단체와의 대화를 정례화해 교육 정책에 반영하겠습니다. 학생 단체 협의회도 구성해 학습 수요자의 요구를 적극 수렴하겠습니다. 이를 민주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교육감 전용 홈페이지를 만들고 직소 팩스를 개설, 365일 다양한 의견을 듣겠습니다.

-사회 : 우정복 후보는 교육감 권한의 단위학교 이양을 강조하셨는데 어떤 권한을 어떤 방법으로 넘길지 설명해 주십시요.

△우정복 : 교육은 현장에서 하는데 교육청과 교육부가 사소한 내용까지 관여하는 게 많습니다. 지역 교육청과 단위 학교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높여야 학교 교육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지역 교육장과 학교장에게 연차적으로 권한을 이양하겠습니다. 예를 들어 학교장에게는 조기 진급과 졸업, 학예 활동 운영, 체험학습 프로그램 개발 운영, 교육 공무원 일반 자율연수, 결식학생 중식 지원 등 수십 가지의 권한은 넘길 수 있습니다. 이름뿐인 권한이 아니라 실제 학교 운영에 관련된 사항들을 조례, 지침, 지시 등을 통해 교육장과 학교장이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사회 : 신상철 후보는 초등 출신과 여성 공무원 임용 기회를 넓히겠다고 하셨습니다. 어떻게 이뤄나갈지 말씀해 주십시오.

△신상철 : 지금 4개 교육청의 교육장은 초등과 중등 출신 각 2명으로 구성돼 있지만 직속기관장은 모두 중등 출신입니다. 이 중 한 명을 임기 안에 초등 출신으로 배정하겠습니다. 교육국장도 인사 여건을 고려해 초등 출신을 임명하도록 하겠습니다. 또 현재 대구 교육청 소속 여성 교원이 전체의 60% 가까이 되는데 관리직과 교육행정직에는 거의 없습니다. 그동안 여성 관리직이 거의 육성되지 않아 지금 당장은 불가능하겠지만 임기 초부터 여성 공무원을 중용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장학관, 연구관 이상 주요 관리직에도 능력 있는 여성을 발굴, 임용하겠습니다.

-사회 : 아직도 각종 잡부금이 학교에 만연합니다. 성훈 후보는 학교발전기금 모금 방식을 바꾸겠다고 하셨는데 설명해 주십시오.

△성훈 : 학부모들이 부담 없이 학교를 찾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학교발전기금 모금 방식을 대폭 개선해야 합니다. 그 방법으로 신용카드 제휴제와 ARS 제도 도입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현재 사용하는 신용카드를 학교발전기금 제휴카드로 교체하면 카드 사용액의 0.1% 정도를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대구의 교직원 3만여명과 46만여 학생의 학부모들이 동참하면, 연간 50억원 이상은 조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 전화 한 통화로 학교에 보탬을 주는 ARS 모금을 활성화하면 일부 학부모가 많은 돈을 내는 데 따른 폐해도 줄일 수 있다고 봅니다.

-사회 : 박지극 후보는 공정한 인사 행정을 강조하셨으나 현실 적용이 문제입니다. 어떻게 실현할 수 있을까요.

△박지극 - 합리적인 원칙을 마련해 공개해야 합니다. 그 원칙에 따라 일관된 인사 행정을 펼쳐나가면 특정 지역이나 특정 인맥이 주요 보직과 거점 학교장을 독차지하는 폐단을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습니다. 특정 직위에 맞는 능력을 갖춘 인재를 두루 중용해야 하고 중등교사 중심의 승진인사도 개선해야 합니다. 승진 점수가 모자라도 교육과정이나 평가 등 특정 영역에 특별한 능력을 가진 사람을 배려하는 방식을 도입하겠습니다. 열심히 하는 사람이 승진할 수 있는 관행을 만들어가겠습니다.

-사회 : 보고 공문서를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공약이 많습니다. 류한현 후보는 어떤 방법을 생각하고 계시는지요.

△류한현 : 공문을 줄여 교원의 잡무를 최소화해야 교원이 학생 지도에 전념할 수 있습니다. 교육청이 이미 보유하고 있는 각종 통계자료를 데이터베이스화하면 의외로 많은 공문서를 줄일 수 있습니다. 이미 구축돼 있는 고속통신망을 통해 전자게시판, 대구에듀넷 등을 활용하면 공문서 유통량도 대폭 감소할 것입니다. 또 공문서로 인해 학생 지도에 지장이 생기지 않도록 각급 학교에 교무 업무 보조원을 배치하는 한편 직무체계를 개선하고 업무 전산화도 적극 추진하겠습니다.

-사회 : 김영근 후보는 학교의 자율재량권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셨습니다. 부작용도 없지 않을텐데요.

△김영근 : 학교 구성 주체 모두에게 권한과 책임이 나눠지도록 하겠습니다. 학교장은 소명의식과 책무성을 바탕으로 시책을 만들고 예산을 집행해야 합니다. 재량권이 아무리 주어져도 심의, 자문을 맡는 학교운영위원회를 활성화하면 견제가 될 것입니다. 교육청은 자율성의 기준을 마련해 제시하고 교사, 학부모 등이 학교 운영에 적극 나설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주력하면 됩니다.

정리.김재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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