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쟁자 부상 속 이봉주 컨디션 호조

세계육상선수권에서 남자마라톤의 우승후보들이 4일 오전 8시45분(한국시간) 출발을 앞두고 줄줄이 부상을 이유로 꼬리를 내리고 잇어 대회 사상 첫 메달에 도전하는 '국민마라토너' 이봉주(31.삼성전자)의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2일 발표된 최종 엔트리에서 이봉주(2시간7분20초)의 기록상 랭킹은 8위.

세계최고기록(2시간5분42초) 보유자 할리드 하누치(미국)를 비롯 거트 타이스(2시간6분33초.남아공), 조세파트 키프로노(2시간6분44초.케냐), 후지타 아쓰시(2시간6분51초.일본), 테스파예 톨라(2시간6분57초.에티오피아), 압델카데르 엘 무아지즈(2시간7분11초.모로코), 안드레 에스피노사(2시간7분19초.멕시코)가 기록에서 이봉주를 앞선 건각들이다.

그러나 후지타에 이어 2일 하누치가 컨디션 난조를 실토, 이봉주의 메달 전망이 밝아졌다.

등 부상으로 고생해온 하누치는 이날 국제육상연맹(IAAF) 관계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연습하는 동안 희망과 자신감을 많이 잃었다"며 "이번 레이스도 정상 컨디션으로 뛰지 못할 것 같아 두렵다"고 전했다는 것. 하누치는지난달 9일 뉴욕에서 열린 15㎞ 레이스에서도 부상 때문에 중도 포기하는 등 지난해 시카고마라톤 이후 슬럼프를 겪고 있다.

하루 앞서 일본의 에이스 후지타는 좌골신경통에 따른 오른쪽 다리근육 이완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밝혀 출전조차 불투명한 상황이다.

또 타이스의 경우 지난해 12월 후쿠오카마라톤에서 이봉주가 이긴 경험이 있어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다.

오인환 코치는 "어느 때보다 신경전이 치열해 힘겨운 승부가 예상된다"며 "경쟁자들의 막판 컨디션 난조로 메달 전망이 한층 밝아졌지만 이에 자만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총알탄 사나이와 여인은 누구?

◇단거리

이번 대회에서「총알 탄 남녀」는 누가 될까.

세계 육상계에서 최고의 스타로 각광받는 모리스 그린과 매리언 존스(이상 미국)는 '육상의 꽃'인 남녀 100m에서 나란히 대회 3연패를 노린다.

올초 세계기록을 9초70까지 당기겠다고 선언한 세계기록(9초79) 보유자 그린은 시즌 기록을 연달아 갈아치우며 기록 경신 가능성을 높였지만 최근 무릎 부상으로 주춤한 상태.

이 때문에 그린은 200m에 출전하지 못할 위기에 놓여있지만 지난달 23일 열린 런던그랑프리에서 우승한 데서 보듯 100m에서는 여전히 세계 최강으로 군림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올시즌 기록만으로는 그린에 앞서는 팀 몽고메리(9초84.미국)와 아토 볼든(9초88.트리니다드 토바고)이 그린의 3연패를 저지할 주자로 꼽힌다.

존스는 97년 이후 100m에서 52연승을 거두고 있어 이 종목에서는 당할 자가 없다. 오히려 시드니올림픽에서 3종목(100m.200m.1,600m계주)을 석권하고 2개의 동메달(멀리뛰기.400m계주)을 딴 존스가 이 대회에서는 몇 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지가 관심사다.

하지만 존스는 멀리뛰기에 출전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고 계주에서도 훈련에 불참, 코치와 갈등을 빚고 있어 출전이 불투명한 상태다.

육상 400m에서는 지난 대회 남녀 우승자인 마이클 존슨(미국)과 캐시 프리먼(호주)이 각각 은퇴와 휴식을 이유로 이번 대회에 참가하지 않아 다소 김이 빠진 상황.

그동안 10개의 금메달을 획득한 존슨은 1,600m 계주에는 참가 의사를 밝혔지만 국내 예선에 참가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출전할 수 없어 금세기 최고의 육상스타중 한 명인 그의 마지막 모습을 에드먼턴에서는 볼 수 없어 아쉬움을 남긴다.

이밖에 남자 110m 허들의 앨런 존슨(미국)과 아니에르 가르시아(쿠바), 400m 허들의 안젤로 테일러(미국)와 스테판 디아가나(프랑스)의 라이벌 대결도 지켜볼 거리다.

김교성기자 kgs@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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