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의 집값이 여름철 비수기인데도 불구하고 이상 급등현상을 나타내고 있으며, 전세난도 지나칠 정도로 심각하다고 한다.
이같은 서울 장세의 영향으로 대구서도 전세가와 매매가격 상승 기대심리가 팽배해지고 있다.
하지만 대구서는 전세값이 급등하거나 집값이 오를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현재의 대구시내 아파트 매매가격은 봄 이사철과 별반 다를 게 없다. 일부 아파트 로열층을 중심으로 평형대별로 500여만원 가량 올랐을 뿐이다. 20평형대에서 32평형 이하의 소형을 제외하고는 매물도 드문드문 나오고 있는 등 상황이 그리 나쁘진 않다.
단독주택의 경우는 더욱 사정이 좋다. 매물이 생각보다 많고 전셋집은 어느 동네에서나 쉽게 찾을 수 있을 정도로 여유가 있다.
전문가들은 어쩌면 갈수록 사정이 좋아져 매입이나 전셋집 구하기가 더 쉬워질 수도 있을 것이란 예측도 조심스레 하고 있다. 근래들어 부동산 값이 가장 높게 형성된데다 대구지역의 전반적인 경기가 바닥을 헤매고 있어 부동산 경기가 더 살아나질 않을 것이란 논리로 부동산 시장세를 예측하고 있는 것. 이같은 장세가 지속될 경우 부동산을 '팔자'는 사람이 늘어나기 때문에 더욱 사정이 좋아지게 된다. 여기에다 아파트 수요자도 값 상승을 예상, 미리 매입하려다가 신규 아파트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지는 내년 이후 매입하는 쪽으로 생각을 바꾸고 있어 부동산 장세는 숙질 가능성이 다분히 있다.
◈하반기 1만가구 분양
특히 올해 6천500여가구가 새 아파트나 단독주택, 빌라 등으로 입주했거나 입주 예정이어서 집 수요가 점차 줄어드는 것도 부동산값 상승세를 가로막는 원인.
올해 이미 4천여가구의 아파트가 신규 분양된 가운데 연말까지 아파트만 12개 단지에서 1만가구가 공급되고 내년말부터 메트로팔레스(대구시 수성구 만촌동 옛 의무사 부지) 등 대단지 입주가 시작되면 주택부족난이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올 초보다 다소 올랐던 중·소형 아파트값이 최근들어 다소 강세를 보이는 것은 지난 6월 대구시내에서 신규 분양한 아파트와 재건축 시공사 선정을 마친 황금주공아파트의 예정 분양가가 턱없이 높았던 데다 서울 부동산시장의 술렁거림 영향 탓이다.
재건축을 앞두고 있는 황금주공아파트 입주민들이 이주를 시작하면 대구시내 전역의 전세값에 영향을 미친다는 예측이 있지만 부동산업계에서는 다르게 보고 있다. 서울의 경우 강남권의 재건축 붐이 전체 전세난에 기름을 붓는 역할을 했지만 대구의 경우엔 사정이 다르기 때문이다. 황금주공아파트가 재건축을 앞두고 있지만 행정절차를 감안하면 연내 이주가 이뤄질지 의문이다. 더욱이 황금주공아파트의 경우 기존의 면적이 11, 13, 15평 등 소형이어서 이곳 입주민들은 비교적 규모가 적은 빌라나 셋방, 원룸 등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커 전세난 가중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다음달부터 이사철이 시작되면 아파트값이 오르고 전셋집 부족현상이 심화될 것이란 우려는 하지 않아도 될 것이란 게 주택건설업계와 부동산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전셋집 부족현상 없을 것"
집값 불안은 수급불균형, 저금리에 따른 자금유입 등이 큰 원인이지만 대구지역의 경우 공급이 꾸준히 이뤄지는데다 여유자금이 부동산시장으로 유입되기까지는 상당기간 소요될 것이란 분석이다.
최근 토지공사 경북지사의 '대구·경북지역 지가동향'에서도 나타났듯이 대구와 경북지역 전역에서는 부동산시장이 침체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부동산에 여윳돈을 투자하는 사람이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
집값 불안요소는 여러군데 숨어 있다. 중개업자가 이사철이 임박하면 전셋집을 구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하는 경우와 일본처럼 부동산값이 오를 수밖에 없다는 어설픈 예측, 은행금리 저하로 뭉칫돈이 부동산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근거없는 얘기, 선거를 앞두고 부동산값이 폭등한다는 유언비어 등.
아무튼 수요자들은 근거없는 얘기를 믿고 무작정 부동산 매입에 나서는 일을 피해야 한다. 자신이 처한 여러가지 상황을 판단해 집을 구하고 입주하는 게 바람직하다.
외환위기 이후 봉급쟁이들이 임대를 선호하고 있는데다 주택업체들이 수익성이 낮아 공급을 중단한 소형 아파트의 만성적인 부족난이 나타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같은 소형은 최근 대구시내 전역에서 건축붐을 이루고 있는 원룸과 투룸으로 대체 되고 있다.
◈집값 상승 지방은 예외
대구에선 일부 집 주인들이 부동산값이 상승했다는 서울지역 장세를 마치 대구도 그런 것처럼 여겨 높은 값에 아파트를 매물로 내놔보지만 사는 사람은 없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일부 지역의 매매가 상승은 심리적인 기대치가 작용한 것으로 대구의 전반적인 현상은 될 수 없다고 말한다. 거래없이 가격만 오른 호가를 실제 시세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나타나고 있는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는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만 유익하고, 대구 등 그 밖의 지방은 영향권 밖이라는 사실을 강조한다. 인구에 비해 집이 많고, 아파트 신축 공사장이 널려있고 택지도 넉넉하게 남아있기 때문이다.
분명한 사실은 주택보급률이 높아지면 아파트시세와 전셋값은 내려간다는 것. 대구 인근 영천의 경우 주택보급률 향상으로 집 매매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참고해 볼만하다.
대구시 수성구의 한 부동산 공인중개사는 "대구지역은 인구가 많은 서울과는 상황이 크게 다르므로 주택이나 아파트 등 주거용 부동산을 투기의 대상으로 삼아서는 안된다"며 "이제는 새집을 사서 어느정도 살고나면 그 만큼 집값이 떨어진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재성기자 jsgold@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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