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5일 근무제 희비-제조.건설 울고 레저.유통 웃고

내년 7월부터 주5일 근무제 시행키을 노사정위원회가 원칙적으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지자 지역 관련업계는 희비가 엇갈리는 반응을 보였다.

제조.건설업계는 인건비 추가부담 등을 우려해 곤혹스럽다는 표정인 반면 여행.유통업계는 매출이 늘 것으로 보고 기대하는 눈치다.

◇레저.유통업계=대구의 100여개 여행업체들은 이틀간의 연휴를 이용한 국내.외 관광객이 증가할 것으로 보고 벌써부터 신상품 개발에 들어갔다.

인기를 끌 것으로 보고 있는 코스는 직항로가 개설돼 있는 대구~북경.상하이와 일본을 찾는 2박3일 코스. ㅇ관광은 중국을 찾아 금요일 오후에 출발, 월요일 오전 돌아오는 상품을 개발하기 위해 현지 답사를 실시중이다.

유통업체들은 매출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다만 휴일 근무 직원들에게 지급해야 하는 수당은 부담스럽다는 눈치. 하지만 유통업체 특성상 매출만 늘어난다면 인건비를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건설업계=가장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곳은 건설업계다. 법정 공휴일에도 근무하는 상황에서 법적으로 휴일을 더 늘릴 경우 추가 부담액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작업효율이 크게 떨어진다는 것.

특히 공사 현장에 대량 투입되는 일용직에 지급해야 하는 특근 수당의 규모가 커져 공사를 포기해야 하는 일이 생겨날 수도 있다는 얘기다.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연월차수당 지급 중지 등 경비 절감책을 내놓지 않으면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제도"라고 반발했다.

◇제조업계=한마디로 제도가 현실을 너무 앞서가니 따라가기 벅차다는 입장이다.섬유, 자동차부품 등 제조업계는 큰 물길을 거스를 수 없다는 대세론 속에서도 이에 따른 원가부담 증가에 크게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특히 상당수 업체는 토요일 시간외근무수당을 지급하지 않거나 기존 근로관행을 고수하겠다는 입장까지 내비쳤다.

다만 중소기업에는 2007년 시행한다는 단계적 시행안에 어느 정도 기대를 걸고 있다.

성서산업단지 ㅇ섬유 대표는 "섬유업 특성상 24시간 가동이 불가피한데 시간당 1.5배의 원가부담이 생기는 주5일 근무제를 어느 업주가 따르겠느냐"고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인건비 부담 외에도 잦은 휴일로 인한 생산력의 질적저하도 우려된다는 것.

한 제직업체 관계자도 "섬유업체 70% 이상이 제도가 시행되더라도 이를 따르지 못할 것"이라며 "설, 추석, 여름휴가 등 연간 3차례 가동중단 이후에도 재가동을 위한 부담이 큰데 토요일마다 쉰다는 것은 현실을 무시한 발상"이라고 말했다.

이병홍 대구.경북염색조합 상무는 "인건비 부담은 물론 법정근로시간을 지키기 위해 통상 2개조의 작업팀을 3개조로 바꿔야 하는 만큼 인력보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로 인한 경영손실이나 손익계산을 따져보는 데도 분주하다.

자동차부품업체인 ㅅ산업 관계자는 "휴일 특근수당과 연.월차 수당 지급문제에 대해 노조측과 어떻게 합의를 봐야 할지 고심중"이라고 말했다. 동종업체인 ㄷ산업사 대표도 "현재 토요일 2시간을 초과할 경우 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하고 있으나 주5일 근무제가 도입되면 원가부담이 20~30%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조직이 체계적으로 갖춰진 지역 화섬업체들의 경우 할증수당, 휴일특근수당, 연.월차수당 등 민감한 문제를 어떻게 협의해나갈지 전전긍긍하고 있다.

황재성기자 jsgold@imaeil.com

김병구기자 k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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