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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쌀을 살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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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이 '웬수'다. '버린 자식' 취급하자니 애간장이 끓는다. 이것이 요즘 농촌의 현실이다. 해마다 쌀 소비량이 줄어들어 재고미가 쌓이면서 팔리지를 않는다. 거기에다 정부가 내년부터 쌀 감산정책을 펼치겠다고 하니 농심이 흉흉해진다. 그러자 농민들이 반발해 '쌀'을 사회적 화두로 제시하며 시위를 준비하고 있다.

쌀이 그나마 대접을 받았던 것은 아마도 10만가구의 쌀 전업농을 육성하기 시작한 지난 몇년 정도가 아니었나 싶다. 그 전에는 쌀값이 물가상승의 원흉(?)으로 지탄받아 저농산물정책을 실시한 이래 문전옥답에다 사과.배.포도.복숭아나무를 심고 하우스를 지으면서 쌀은 '버린 자식'이었다. 자동차를 필두로 한 공산품을 팔아 국제가격이 헐한 쌀은 사다먹으면 된다는 혹세무민의 비교우위론이 득세하여 이 나라 국민들의 눈과 귀를 멀게했다. 이 당시 세계적 추세는 '식량의 무기화' 였는데도 한국 정부는 미국으로 대표되는 다국적 기업의 논리를 홍보하는 나팔수 노릇만 했으니 농민들이 그것을 일러 '농업말살정책'이라고 비꼬지 않았던가.

나는 우리 사회가 농경사회에 대한 향수로 농민들을 참 많이 편애해 왔다는 건 인정하지만 그 애정이 헛된 구호에 지나지 않았다는 생각을 지울수가 없다. 이 시대에 농산물 수입을 무조건 반대해서는 안되겠지만 국내 작목 기반을 송두리째 붕괴시키는 농산물유통공사와 장사꾼들의 상도덕을 무시한 무분별한 수입과, 싸다는 이유만으로 지나치게 수입농산물을 선호한 도시민들 때문에 얼마나 많은 농민들을 절망의 구렁텅이로 내몰았던가.쌀이 남아돈다고 제발 호들갑을 떨지 말자. 곳간이 가득 차야 미래를 대비할 수 있다. 내년에 흉년이 들지 않는다는 보장이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국제구제금융을 받기 전에 우리는 외국산 농산물 수입으로 120억달러나 소비했다는 사실을 새롭게 할 필요가 있다. 쌀은 우리 국민들이 주식으로사용하는 기초농산물이다. 아무리 남아돌아도 쌀은 반드시 지켜야 할 우리의 무기이다.

시인.농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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