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전세계를 충격으로 몰아넣은 사상 최악의 테러를 자행한 배후를 놓고 각계의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국제전문가들은 지금까지 이번 사건의 배후세력임을 자처한 무장단체가 나타나지 않았지만 이번 테러가 중동사태와 관련된 이슬람 단체나 테러 지원국가에 의해 계획되고 실행되었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세계 최강대국 미국에 대한 테러가 특정 국가 차원에서 준비되고 지원됐을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란, 이라크, 리비아 등 이른바 '불량국가'들이 테러이후 상상을 초월하는 미국의 보복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국가의 존망을 걸고 '거사(擧事)'를 단행했을 것으로 보기는 힘들 것이기 때문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사우디 아라비아 백만장자 출신의 오사마 빈 라덴이 미국의 동시다발 테러를 주도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회교근본주의자인 빈 라덴은 이전에도 미국 대사관 등에 대한 폭탄테러를 사주했는데다 빈 라덴의 추종자들이 이번 사건 발생 3주전 미국에 대해 '사상 초유의 대규모 공격'을 감행할 계획임을 밝혔다는 사실이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 오린 해치 상원의원은 11일 "미국은 이번 테러가 빈 라덴의 승인아래 이뤄진 것으로 믿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빈 라덴을 보호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집권 탈레반은 빈 라덴의 개입 가능성을 일축했다. 파키스탄 주재 탈레반 대사인 압둘 살람 자에프는 이날 파키스탄 AIP 통신과 가진 회견에서 "이번 테러의 배후로 거론되고 있는 빈 라덴은 동시다발 테러를 자행할 수 있을 정도의 조직이나 장비를 가지고 있지 않다"며 "미국이 아프간에 있는 빈 라덴을 공격한다면 큰 실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하마스, 이슬람 지하드 등 팔레스타인 무장단체들에 대해서도 의혹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특히 팔레스타인해방민주전선(DFLP)은 자신들이 뉴욕 세계무역센터 테러공격을 자행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영국 BBC방송과 아부다비TV가 보도했다,그러나 DFLP를 비롯한 이슬람 지하드, 하마스 관계자들은 이번 사건과 관련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 중동지역 테러 전문가들도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의 능력이나 대규모 테러공격 이후 예상되는 미국의 보복 등을 고려할때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이 이번 공격을 감행했을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에서 체포돼 종신형을 살고 있는 이집트인 무장단체 지도자 셰이크 오마르압둘 라흐만의 연루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스라엘의 테러전문가 엘리 카몬은 이슬람 성직자 출신의 무장단체 지도자인 라흐만을 석방하지 않을 경우 뉴욕 세계 무역센터를 공격할 것이라는 이슬람 무장단체들의 협박이 있었다고 전했다.
한편 헤즈볼라 등 중동에 즐비한 이슬람 무장단체들이 연합전선을 구축, 동시 다발적인 테러공격에 나섰을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미국은 올해초 빈 라덴을 비롯한 이슬람 무장단체 지도자들이 요르단의 암만에서 대규모 테러단체 연합을 결성했다는 소문이 나돌았던 점을 중시, 중동 테러단체에 대한 정보수집에 나서고 있다.
류승완 기자 ryusw@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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