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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군사보복 위협에도 불구하고 테러배후 인물로 지목된 오사마 빈 라덴의 신병인계를 거부하고 있는 탈레반 정권은 지난 1996년 구 소련을 물리치고 집권 세력으로 등장하면서시대착오적 종교정책으로 세계의 주목을 끌어왔다. 지난 3월 세계문화유산인 바미안 석불을 우상이란 이유로 박격포 등을 동원해 파괴, 국제사회에 극단적인 종교국가의 색채를 각인시킨 바 있다. 반군의 저항을 받고 있지만 현재 국토의 95%를 장악한 탈레반 정권은 집권과정의 정통성 결여와 가혹한 통치스타일로 인해 국제사회에서 철저히 소외, 경제제재 등을 받고 있다.

탈레반 정권은 턱수염을 깎은 남자는 수염이 다 자랄때까지 감옥에 가두는 것은 물론 여성의 경우 외간 남자에게 의심받을 만한 눈길만 줘도 처형되는 가혹한 사회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회교율법인 샤리아를 엄격히 시행해 지난 5월 소수의 힌두교도들로 하여금 이슬람 교도와 구분하기 위해 인식표 부착을 의무화 하도록 해 '나치의 유대인 차별'과 버금가는 '종교탄압 정책'이란 국제사회의 비난을 샀다. 종교경찰과 알려진 도덕선양 및 악행억제부는 이슬람 율법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는 개인이나 단체에 대해서는 체포, 구금하는 막강한 처벌권한을 행사, 사회 전역에 공포정치가 횡행하고 있다.

현재 파키스탄,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 세 나라와 수교를 맺고 있으나 유엔의 경제제재로 식량난 등 경제가 파탄 지경에 이르고 있다. 국제기구들은 현재 수도 카불 인구 150만명중 절반 가량이 구호품으로 연명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으나 최근 미국의 군사보복을 앞두고 구호단체 대부분이 철수해 식량난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한편 탈레반 정권의 최고지도자 물라 모하마드 오마르는 철권통치로 세계적 악명을 떨치고 있는 인물. 구 소련이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한 80년대 학생들로 구성된 무장조직탈레반을 이끌고 독립을 이끌어낸 오마르는 소련과의 전투에서 신출귀몰한 전술로 전설적인 명성을 얻고 있기도 하다. 지난 1989년 전투도중 로켓탄 파편에 오른쪽 눈을 잃은 오마르는 종교지도자이자 개혁을 앞세운 무소불위의 권력자라는 점에서 우리나라에서는 '아프가니스탄의 궁예'란 별칭을 얻고 있다.오마르의 신원은 철저히 베일에 싸여있어 나이 역시 32세부터 40대 초반까지라는 설이 다양하나 39세일 것이란 설이 유력하다.오마르는 남부 아프가니스탄의 근거지인 칸다하르에 칩거하며 수도 카불조차 이제까지 단한번 방문한 것으로 알려져 있을 정도로 두문불출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오마르는 구 소련과의 전투당시부터 집권한 이후까지 빈 라덴으로 부터 막대한 자금지원을 받아온데다 종교적 동질성으로 인해 각별한 관계를 맺고 있다.

그는 13일에도 성명을 발표하고 '빈 라덴은 이번 대규모 테러에 연관이 없으며, 미국은 그에 대한 비난에 앞서 사건을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함으로써 그의 신병을미국에 넘겨줄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그러나 그가 과거 소련과 싸울 당시 미국의 협력 아래 탈레반의 세력을 강화하는 정치, 외교력을 보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미국과 벌이는 협상에서 빈 라덴을 '외교와 정치 카드'로 사용할 가능성도 배제되지 않고 있다.

류승완기자 ryusw@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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