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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어정쩡한 '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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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을 다해 본분에 충실한 인간의 모습이야 말로 이 세상의 무엇보다도 고귀한 것이라 할 만하다. 더구나 목숨을 아끼지 않고 꽃다운 청춘을 바쳐 조국을 수호하는 국군 장병의 모습은 참으로 숭고함 그 자체가 아닐까. 그래서 중국 남송(南宋)의 명장 악비(岳飛)는 '군인이 목숨을 아끼지 않고'(不惜命) 나라를 지키면 그 나라는 저절로 흥성한다고 했던 것이다.

▲신세대 장병들 사이에 십자수 열풍이 불고 있다는 소리가 들린다. 지난해부터 유니섹스 바람을 타고 20대 초반 남성들 사이에 유행되기 시작하던 십자수 바람이 이제는 군 부대에까지 확산, 일부 장병들이 이에 몰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부대의 경우 여가 시간에는 물론 총기정비 시간에도 수를 놓는 모습이 심심찮게 눈에 띈다니 뭔가 어색한 느낌이다. 다양한 시대의 신세대 장병인지라 그럴수도 있겠지 싶은 생각도 들지만 호국의 본분을 다하는 장병 치고는 어쩐지 믿음이 가지 않는 유약한 모습으로 보인다.

▲이 와중에 지난 6월 북한 상선의 우리 영해 및 북방한계선(NLL) 무단 침범사태 당시 출동했던 해군 부대와 부대원 45명을 표창한 사실은 우리를 더욱 황당하게 만든다. 이 부대는 목숨을 바쳐 적선을 나포한 것도 아니고 북한 선박을 영해 밖으로 내몬 것도 아닌 터수에 기껏 "이곳은 우리 영해이니 영해 밖으로 나가기 바란다"는 식의 애걸조 교신으로 전 국민의 분통을 터지게 만든 바로 그 부대가 아니던가. 그런데 이 부대를 과연 무슨 명분으로 표창했는지…. 우리 국군은 합참의 작전예규와 유엔사 교전수칙에 따라 영해를 침범한 선박은 경고사격, 승선통한 검색 및 정선, 나포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그런데 기본수칙조차 어기고 북한 선박에 통사정한 공적(?)밖에 없는 그들을 표창한다니 혹시 사격을 않은 인내심을 높이 산 것인지 몰라도 영 납득이 안간다.

▲모든 조직이 그렇겠지만 군(軍)은 특히 상벌원칙이 뚜렷해야 기강이 해이해지지 않고 사기가 오른다. 때문에 기본수칙조차 어긴 장병들과 그 부대를 포상하는 것은 아무리 저변에 피치 못할 사정이 있다한들 이해가 안가는 대목이다. 가뜩이나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신세대 장병들은 이처럼 '왔다갔다'하는 상벌의 잣대로 이끌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오해 아닐까. 혹시 전방의 초병(肖兵)이 쳐들어 온 적군에게 "여기는 우리 영토이니 물러가 달라"고 통사정 하는 일이 벌어질까 걱정돼서 하는 소리다.

김찬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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