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병현, 또 홈런 악몽

김병현(22.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이 이틀 연속 마지막 타자를 잡지 못해 통한의 눈물을 흘렸다.

김병현은 2일 뉴욕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뉴욕양키스와의 월드시리즈 5차전에서 2대0으로 앞서던 9회말 2사후 동점 2점 홈런을 두들겨 맞아 이틀 연속 세이브에 실패했다.

애리조나는 연장 12회말 알폰소 소리아노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아 2대3으로 무릎을 꿇어 시리즈 전적 2승3패로 밀리게 됐다.

애리조나는 4일 홈에서 열리는 6차전에서 랜디 존슨을 선발로 내세워 배수진을 치고 양키스는 앤디 페티트를 맞상대로 내놓아 월드시리즈 4연패에 도전한다.

선발 미구엘 바티스타가 기대 이상의 호투를 한 애리조나는 5회 스티브 핀리와 로드 바라야스가 각각 1점 홈런을 때려내 2대0으로 앞서나갔다.

8회말 바티스타가 2사 1.3루의 위기를 맞자 그레그 스윈델을 마운드에 올려 불을 끈 애리조나는 9회 마지막 이닝에서 김병현을 마운드에 올렸다.

그러나 김병현은 첫 타자 호르헤 포사다에게 좌익선상 2루타를 맞은 뒤 투아웃을 잡아냈지만 스캇 브로셔스에게 좌측 펜스를 넘어가는 뼈아픈 2점 홈런을 맞았다.

김병현은 얼굴을 감싼 채 마운드에 주저앉았고 눈물을 머금은 채 마이크 모건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차라리 꿈이었으면...」

김병현(22.애리조나)이 이틀 연속 9회말 2아웃에 동점 홈런을 두들겨 맞는 참극을 연출했다.

98회째를 맞는 월드시리즈의 역사를 통틀어도 이처럼 잔인한 드라마는 없었다.

김병현이 마지막 한 걸음을 남겨두고 이틀 연속 무너진 것은 경험 부족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양키스와 다이아몬드백스의 월드시리즈 출전선수 중 최연소인 김병현이 팀 승리를 끝까지 책임져야 하는 중책을 맞다 보니 그만큼 중압감도 컸을 것이다.

「악몽의 홈런」에 울기는 박찬호도 마찬가지. 박찬호는 지난 10월6일 배리 본즈(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게 시즌 71호와 72호 홈런을 허용해 한시즌 최다홈런 신기록의 제물이 됐다.

또 그는 올해 처음 출전한 올스타전에서 은퇴를 눈앞에 둔 칼 립켄 주니어(볼티모어 오리올스)에게 홈런을 헌납했고 99년에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경기에서 페르난도 타티스에게 메이저리그 130년 역사상 최초로 1이닝동안 동일 타자에게 만루홈런을 2방을 두들겨 맞았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인상적인 홈런들을 허용한 박찬호와 김병현은 이제 두고 두고 미국민들의 입에 오르 내릴 전망이다.

그러나 20대의 나이에 메이저리그의 정상급 투수로 우뚝 발돋움한 김병현과 박찬호가 상처 때문에 주저앉기에는 너무도 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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