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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분황사 연못 발굴 안압지 전철 밟아선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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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8년 11월 중순 '경주에 제 2안압지가 발굴됐다'는 보도를 접하고 문화재를 연구하는 사람으로서 눈이 번쩍 뜨였었다. 그리고 발굴현장 설명회를 개최하는 날 만사를 제쳐놓고 그 곳을 갔다. 우리만이 갖고 있는 독특한 석조기법을 훼손이 되지 않은 상태 그대로 보는 기쁨에 정신이 없었다. 그리고 발굴이 완료되어 공개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어느날 아침 나는 또 다시 놀라고 말았다. 발굴터가 땅속으로 사라지고 말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당시 정부 관계자에게 "왜 용강동(제2 안압지)을 땅속에 묻었냐"고 항의했지만 "발굴여건과 기술(?)이 좋아지면 그때 다시 하겠다"는 대답뿐이었다.

이번에 신라 고도 경주 구황동 분황사 동편에서 새로운 연못이 발굴되었다. 발굴현장을 둘러 본 결과 전체적으로 역시 한국의 전통적인 특징을 갖고 있는 연못으로 판단되었다. 안압지와 제2 안압지와 공통점이 있어 한국적 전통조경 수법이 더욱 확실해진 점도 있었고 또한 다른 측면도 지니고 있었다.

몇해전 일본 아스카 지방에 발굴 복원된 평성궁의 한 연못과 구황동 분황사 연못을 비교해 보면 연못의 형태나 괴석을 놓은 방법이 안압지보다도 더 유사한 점이 많아 앞으로 양국 고대사를 연구하는 데 중요한 지표 역할을 할 것으로 판단된다. 또 호안석축을 할 때 같은 냇가돌을 사용하더라도 일정 구간마다 다른 빛깔이 나는 돌을 세워쌓아 눈에 드러나게 한 것은 신라인만의 특별한 미적 감각을 나타낸 것으로 판단된다. 물론 안압지와 똑같은 괴석도 있었고, 안압지나 제2안압지와는 전혀 다른 특이한 괴석을 사용한 것도 무시할 수 없는 특징이다. 앞으로 이러한 특징이 잘 연구되어 전통을 구현하는데 제대로 쓰여야만 한다. 그러나 새로운 연못이 발견되어 반가운 한편 걱정이 앞선다. 복원한다고 하니 다행스런 일이지만 복원되는 과정에서 또 안압지와 같은 전철을 밟지 않을까 하는 염려 때문이다. 제2 안압지처럼 어느날 갑자기 땅속으로 다시 묻히는 일이 발생해서도 안될 것이다.

안계복(경상북도 문화재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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