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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가구당 '천만원 빚'을 지우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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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적자금으로 쏟아 부은 돈이 회수되지 않을 경우 고스란히 국민 부담으로 돌아올 것이라고는 알고 있었지만 그 규모가 자그마치 1천300만 가구 모두가 1천만원씩을 갹출해야 할 정도라니 어안이 벙벙하다. 부실 규모가 비로소 피부에 와 닿으니 그 엄청난 액수에 새삼 치가 떨린다. 가계 파산마저 우려되는 수준이다.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3일 '공적자금 회수와 국민부담' 보고서에서 지금까지 조성된 공적자금 158조9천억원 중 회수 불능 원금 손실액이 84조6천억원이고 여기에다 이자 지급액 44조여원과 다른 비용을 합치면 손실금액이 모두 139조3천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공적자금을 주물러 온 예금보험공사는 2003년부터, 자산관리공사는 2004년부터 재원이 고갈돼 버려 그 뒤부터는 정부가 직접 지원할 수밖에 없다고 하니 자금관리가 얼마나 엉망이었는지 기가 막힐 지경이다. 물론 재경부는 보고서에 대해 "무리한 전제조건이 많이 섞인 비현실적인 결론"이라고 비판하고 있지만 그동안 노출된 정부의 관리능력으로 볼 때 그렇게 비현실적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심지어 한나라당 김만제 정책위의장은 "공적자금 150조원 모두가 부실화될 가능성이 높으며 5년 내에 해결되기 어렵다"는 극단적인 비관론을 펴고 있다.

부랴부랴 검찰은 특수부를 설치하고 관련자 70여명을 1차 수사대상자로 선정, 수사에 착수했다. 문제는 재산 은닉 파렴치범에 대한 수사도 중요하지만 관리·감독 위치에 있는 공무원과 금융기관 임직원, 공인회계사·감정평가사 등에 대해서도 수사를 명확히 하지 않으면 총체적 부실은 근절될 수 없다는 점이다.

이번 공적자금 특감에서 4개 부실업체의 장부 조작을 눈감아준 회계법인에 대해 금융감독원이 '주의'로 처리했다는 것은 국민정서 상 도저히 용납되지 않는다. 국민은 지금 생선을 훔쳐간 고양이 보다 이를 방치한 생선가게 주인의 무책임과 비도덕성에 더 큰 분노를 느끼고 있음을 정부는 간파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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