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선가도 어떻습니까-민주 김중권 고문

◈동서화합의 유일한 대안

김중권 민주당 상임고문의 영남후보론은 호남을 인정하고 아우르고 있다는 점에서 '국민대통합 후보론'으로 불린다. 그는 이 '상품'을 갖고 7일 광주를 시작으로 목포와 광양을 거쳐 여수까지 가는 1박2일 일정의 광주.전남권 공략에 돌입했다.김 고문은 특히 11월 대구후원회 당시 반대한 다른 후보와의 연대 가능성과 관련, "정책과 노선이 같으면 러닝메이트 성격의 연대가 가능하다"며 "동서화합의 입장에서 생각할 것"이라고 당쇄신안으로 검토중인 대권과 당권의 분리가 이뤄질 경우 영호남 화합 정신에 입각한 연대를 추진할 뜻이 있음을 시사했다. 김 고문이 다른 후보와의 연대에 대한 가능성과 구체적인 구상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고문은 6일 대구 달서을 정덕규 위원장 후원회와 고대교우회 송년의 밤에 참석한 뒤 광주.전남지역으로 떠나기 앞서 "연대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한 11월과는 상황이 바뀌었다"며 이같이 말하고 "그러나 연대를 빙자해 야합을 추구한 과거 헌정사의 전철은 밟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서울 서대문 개인사무실에 이어 대구 범물동 자택에서 김 고문을 만났다. -왜 영남후보론인가.

▲지난 40여년간 네 분의 영남출신 대통령과 한 분의 호남 출신 대통령을 겪었지만 지역대립과 반목을 넘지 못했다. 김대중 대통령도 영남의 극심한 반대속에서 당선됐으며 영남인들은 마음의 문을 열지 않았다. 이번에도 호남후보를 내세워 영남의 지지를 받지못하면 영호남간 불편한 갈등구도는 계속될 것이다. 때문에 호남을 인정하고 아우르는 영남후보가 나오면 상황이 달라질 것이다.

-영남후보를 호남사람들이 지지하겠나.

▲영남후보론은 한쪽을 배경으로 다른 한쪽을 배척하자는 뜻이 아니다. 호남은 민주당의 정서가 있는 지역이다. 호남사람들도 나의 동서화합 정신을 담고 있는 '영남후보론'에 대해 서서히 이해하고 지지를 보내고 있다. 나는 호남을 이해하고 아우를 수 있는 영남후보다. 지금 눈앞에 보이는 지지율보다 본선의 경쟁력이 우선이며 민주당원들의 판단 기준도 반드시 여기에 맞춰질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영남사람이 민주당 후보로 나와 이 정부를 계승한다면 찍겠다는 것이다. 이번 호남지역 방문을 통해 국민통합론적 영남후보론을 전파, 호남에서의 지지율을 올리겠다.

-허주(김윤환 민국당 대표)의 영남후보론과는 어떻게 다르나.

▲김 대표는 이른바 반창(반 이회창.反昌)연대로, 영남출신 후보를 내세우자는 것이다. 하지만 그 연대의 중심은 반드시 민주당이 돼야 한다. 민주당 출신이 아닌 영남후보는 결코 호남의 지지를 받을 수 없다. 그러나 내가 민주당 후보가 되면 호남에서 압도적 지지를 받을 수 있다.

-향후 경선과정에서 동교동계의 역할을 어떻게 보는가. 정권재창출을 포기했다는 분석도 없지 않다.

▲그렇지 않다. 동교동계는 정권재창출 욕망이 누구보다 강하다. 김대중 대통령의 업적을 계승하고 보호하기 위해서도 정권재창출 의지는 보통 이상으로 강하다. 야당이 된다면 국민의 정부의 정신을 계승.발전 시키는 것은 어렵다. 따라서 동교동계는 어떤 후보가 본선 경쟁력을 갖췄느냐를 판단할 것이다.

-'포스트 DJ'를 위해서는 결국 김 대통령을 밟고 가야하지 않겠나. 이른바 차별화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김 대통령의 개혁정책과 대북정책의 방향과 틀은 옳다. 다만 지금까지 추진과정과 절차에 다소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앞으로 시정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인기에 영합하고자 정치적 신의를 버리고 돌출발언을 하라는 주문에는 동의할 수 없다. 다만 내 소신을 밝힐 때가 되면 목숨을 걸고서라도 할 말은 할 것이다.

-지역내 지지율이 아직까지는 기대 이하다. 지지율을 높일 방법이 있나.

▲당연한 얘기다. 그러나 지금의 지지율은 아무 의미도 없다. 누가 본선 경쟁력을 가지고 있느냐가 관건이다. 꾸준히 국민을 설득하고 나만의 장점을 설파할 것이다. 보수와 진보간 이념갈등, 계층간 갈등, 지역간 갈등이 심각한 우리 사회의 갈등구조에서 어느 한 쪽의 지지만 받고 있는 후보가 돼서는 21세기 화합의 시대의 적당한 리더십이 될 수 없다. 그런 점에서 막 대선도전을 선언한 만큼 지금부터 내 지지율이 올라갈 것이라고 믿고 있다.

-이인제 고문을 이길 복안은 무엇인가.

▲최근 충청권 지구당 위원장들과 만났다. 그들은 경선 경쟁을 '김중권과 이인제 싸움'으로 보더라. 이들 역시 승부처는 영남이라고 보고 있었다. 이 고문이 영남권에서 25%의 지지도를 얻을 수 있다면 이 고문을 밀겠다는데 이 고문이 대구.경북에서 25%의 지지를 얻을 수 있겠나.

-한나라당 이 총재와 비교한다면.

▲이 총재는 대화, 양보와 타협을 모른다. 정치는 양보하고 수용하는 것이다. 특히 이 총재는 보수만 보고 과거회귀적이며 지역갈등의 수혜자가 아니냐. 지역출신인 내가 동서화합을 위해 나서면 이 총재에게 향한 영남의 지지가 내게 몰릴 것이다.

-내년 지방선거는 대선결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지방선거전 대선후보 확정이 필요하다. 지방선거만 봐서는 안된다. 지방선거를 이기면 대선에서 이긴다. 그러나 지방선거를 지면 대선도 이길 수 없다. 때문에 지방선거에서 진다는 것을 상정할 이유가 없다. 내가 지방선거 이전에 대선후보로 뽑힌다면 영남지역 지방선거에서 기초단체는 물론 광역단체까지 충분히 이길 자신이 있다.

대담=서영관 정치2부장 seo123@imaeil.com

이동관기자 llddkk@imaeil.com

정리=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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