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가 늘었다구요. 어이가 없어 말도 안나옵니다".7일 새벽 4시30분 대구시 남구 대명동 안지랑네거리 인력시장. 두달전까지만해도 일용근로자들이 모여들 시간이지만 이 날은 칼바람만 불었다. 새벽 5시가 넘어서야 두터운 잠바차림에 털모자를 쓴 50대 남자가 나타났다. 일용직만 20년째라는 이 남자(56)는 "7시까지 기다려도 일자리가 나지 않는다"며 "그냥 불이나 쬐러 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고 아예 이곳을 찾지 않는 사람도 많아졌다"고 말했다.
일부에서 관측하고 있는 경기회복조짐 전망과 달리 인력시장의 경기체감지수는 여전히 밑바닥이다.
전문 기술자들만 일거리가 있을 뿐 40, 50대가 대부분인 일용근로자들은 '허탕치는 날'이 더 많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같은날 새벽 5시 30분. 서구 비산동 북비산 네거리. 20여명이 모닥불 주위에 쭈그리고 앉아 하나같이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박모(68)씨는 "매일 이곳을 찾는 일용근로자들이 30여명으로 지난 여름보다 10여명 줄었고 일자리를 구해 가는 사람도 10여명에서 6∼7명으로 줄어 들었다"고 했고 윤모(54)씨도 "농번기때 농사일을 잠시 거들었던 기억을 빼면 한 달에 두 세번도 일을 하지 못했다"고 거들었다.
7시가 가까와서도 일자리를 구하지못한 일용근로자 30여명은 좀처럼 자리를 뜰 줄 몰랐다.
ㄷ용역 대표 김모씨는 "단순잡부 보다는 미장공, 석공, 목공 등 전문기술자를 필요로 하는 건설업체들이 많다"며 "전문기술자들 상당수가 임금이 높은 서울, 전라도 지역으로 떠나버려 건설업체들은 구인난에 쩔쩔 매는 반면 일용근로자들은 일자리가 더 없어져 울상"이라고 말했다.
노동단체 한 관계자는 "고급소비재 특소세 감면 등 특정계층에 유리한 정책이 쏟아지는 반면 공공근로가 축소되는 등 대다수 서민들을 위한 보호정책은 오히려 뒷걸음질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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