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상덕의 대중문화 엿보기

적색은 따뜻함과 위험, 녹색은 신비와 공포, 청색은 냉정, 검은 색은 죽음, 황색은 화려함, 흰색은 우아함. 사람은 색채를 통해서도 감정을 느낀다.

청황적백흑 오색의 단청이 수 천년동안 절집을 장식한 이유는 드나드는 모든 이들의 눈과 마음에 건강을 주기 위해서다. 사람마다 좋아하는 색상이 다르기 때문이다. 음반산업에서 솔로보다 그룹이 강세인 이유는 멤버 각자의 개성으로 다양한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문희준의 유머, 강타의 남성미, 토니안의 지성, 장우혁의 반항, 이재원의 귀여움으로 이미지 메이킹한 HOT는 지금도 중국 청소년들 사이에서 최고의 인기스타이다.

그리고 올해 골든 디스크 대상 수상자인 GOD의 윤계상은 귀공자, 김태우는 댄디보이, 박준형은 섹시가이, 손호영은 스마일 보이, 데니안은 썰렁함으로 소비자를 겨냥한다. 국내 메이저 기획사인 대성기획과 SM은 애초부터 이를 간파한 듯 하다. 일본 음반시장에서 힌트를 얻은 SM이 5명의 HOT를 결성하자 대성기획은 6명의 잭스키스를, SES의 여성 3인조에는4인조의 핑클을, 6명의 신화에 7명의 클릭 B로 경쟁했다.

그룹에 소요되는 경비는 일반의 예상을 초월한다. 그룹 '신화'의 경우, 숙소 전세비용 2억 5천만원과 함께 8천만원이 넘는 외제 밴, 코디와 백 댄서를 위한 차량, 매니저의차량을 합하여 3대의 자동차가 지원된다.

또한 한 벌에 50만원이 기본인 의상비와 회당 10만원의 출연료를 지불해야 하는 백 댄서 5인을 포함하면, 매월 소요경비는 어림잡아도 일억에 육박한다. 게다가 주로 댄스곡이기 때문에 발라드 5천만원에 비해 네 곱절이 넘는 홍보비가 지출되어야 한다. "지금도 세탁소를 운영하시는 아버지가 자랑스럽다"는 '윤도현 밴드'의 윤도현은 얼마 전 모 기획사가 건네준 5억원의 계약금을 단번에 거절했다. 대신에 계약서 한 장 없이 수년간을 같은 매니저와 일하고 있다. 물론 멤버간의 불협화음도 없다.

'기자불립(企者不立) 과자불행(跨者不行)' 발돋움을 하여서는 오래 설 수 없고 가랑이를 벌리고 걸어서는 제대로 걸어 갈 수가 없다는 말이다. 음반시장에서도 마찬가지. 과다한 투자나 지나친 영합이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성공원칙은 오직 하나. "인간이 먼저 되어라".

한상덕(대경대 방송연예제작학과 교수 sdhantk@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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