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감동과 아쉬움, 2001 지역 스포츠

2002 월드컵 열기가 우리나라 전역을 달군 한해였다.

월드컵 개최 도시인 대구는 지난 5월 대구종합경기장(월드컵경기장)을 개장하고 월드컵 리허설격인 2001 컨페더레이션스컵 축구대회를 유치, 성공적으로 치렀다.

2001년 지역 스포츠의 핫 이슈 5가지를 선정, 소개한다.

◇대구월드컵 준비 끝냈다

대구종합경기장은 지난 5월20일 개장과 동시에 대구의 명물로 자리잡았다. 6만6천여좌석을 갖춘 전국 최대 규모의 대구종합경기장은 지역민들의 자랑거리가 됐고 주변 공간은 시민들의 휴식터로 자리잡았다.

대구시는 이어 한국과 프랑스의 개막전 등 3경기가 펼쳐진 2001 컨페더레이션스컵 축구대회(5월 30~6월10일)를 통해 대구종합경기장을 점검했다.

또 대회를 준비하면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교통, 미디어 등 각 분야별로 문제점을 보완, 사실상 월드컵 준비를 끝냈다.

또 지난 1일 부산에서 열린 월드컵 본선 참가국 조 추첨 결과 대구에서 펼쳐질 3경기는 6월6일 덴마크-세네갈, 6월8일 남아프리카공화국-슬로베니아, 6월10일 한국-미국전으로 결정됐다. 비록 유럽의 축구강국이 포함된 빅매치가 대구에 배정되지 않았지만 한국의 16강 진출 운명을 좌우하는 미국전이 열려 지역민들은 월드컵 열기를 만끽할 수 있을 전망이다.

◇체전 참패 경북도「명예 회복」 위해 예산 33억 증액

지난달 20일 이의근 경북도지사는 영천체육관에서 열린 제82회 전국체전해단식 및 경북체육 재도약 다짐대회에서「체전에서의 명예회복」을 선언하며 내년 경북체육회의 예산을 33억 추가 편성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도 체육회의 예산은 올해 38억원에서 내년 71억원으로 급증했다.

이같은 조치는 유례가 없는 일로 도 체육인들로부터 큰 환영을 받았다.

경북도는 지난 10월 충남 일원에서 열린 전국체전에서 대구와 나란히 8위를 목표로 출진했으나 12위로 추락, 경북 체육의 명예에 먹칠을 했다. 경북은 앞서 지난 5월 열린 전국소년체전에서 12위, 99~2001년 전국체전에서 잇따라 9위에 머무르는 부진을 보였다.

반면 대구시는 올 전국체전에서 목표보다 한단계 앞선 7위에 올랐고, 소년체전에서도 3위를 차지, 경북을 기죽게 했다.

◇프로야구 삼성 한국시리즈서 또 좌절

프로야구 삼성라이온즈가 올 해도 「가을의 악몽」을 떨치지 못했다.

지년 20년간 7번이나 한국시리즈에 올랐지만 단 한번도 한국시리즈의 주인공이 되지 못했던 삼성. 계속되는 한국시리즈 징크스앞에서는 「우승청부사」김응룡 감독의 영입도, 스타군단의 위용도 결국 부질없는 일이 돼버렸다.

몰라보게 끈끈해진 조직력과 투.타의 완벽에 가까운 조화로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하며 한국시리즈 직행할 때까지만 해도 삼성의 우승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었다.

정규리그에서 최고의 구위를 자랑하던 갈베스와 임창용이 어이없이 무너지고 그 여파로 중간 계투진과 마무리까지 동반난조에 빠지면서 삼성은 이렇다 할 반격 한번 제대로 못하고 2승4패의 전적으로 두산의 환호성에 들러리를 서야했다.

이쯤되면 이번 한국시리즈에서의 패배는 「7번째 실패」가 아닌 결코 넘을 수 없는 거대한 벽처럼 느껴질 정도다.

하지만 정상급 선수들을 대거 수혈한 삼성은 내년 시즌 또 한번의 정상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김승현 동양 선두로 견인

프로농구 대구 동양 오리온스의 새내기 김승현(23)이 꼴찌팀 동양을 2001-2002 시즌 선두로 이끌고 있다.

김승현의 플레이를 지켜본 사람들은 하나같이『정말 잘 한다』며 칭찬에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다.

김승현은 동양 돌풍의 주역이다. 26일 현재 어시스트(평균 8.5개)와 가로채기(94개) 부문에서 이상민(KCC), 강동희(모비스) 등 쟁쟁한 선배들을 따돌리고 1위에 올라 있다.

올해 전체 3순위로 동양에 입단한 김승현은 동국대 출신의 포인트가드. 빠른 발과 넓은 시야, 정확한 패싱력, 과감한 골밑 돌파, 슈팅력 등 포인트가드에게 필요한 능력을 골고루 과시하고 있다.

178cm로 체구가 작지만 매 경기 40분 풀타임 출장할 정도로 체력에서도 합격점을 받고 있다. 김승현은 요즘 대구 농구팬들에게 농구 보는 재미를 톡톡히 선사하고 있다.

◇소녀 역사 임정화 세계를 든다

전국체전에서 매년 신통찮은 성적을 낸 대구 역도계는 「소녀 역사」 임정화(14·경상중 3년)가 나서는 내년 체전을 기다리고 있다. 임정화가 내년 고교에 진학하는 순간부터 매년 금메달 3개는 따 논 당상이기 때문이다.임정화는 한국 여자 역도의 희망이다.

역도 관계자들은 최연소 국가대표 선발, 최초로 중국선수를 물리치고 세계여자주니어선수권대회 우승, 최연소 한국신기록 수립 등 각종 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임정화가 올림픽까지 제패할 것으로 믿고 있다.

이미 지난해 12월 열린 아시아유소년역도선수권대회에서 3관왕에 올랐고 지난 7월 그리스에서 벌어진 세계주니어역도선수권대회(19세 이하)에서도 여자 53kg에서 중국의 바이샤를 꺾고 용상과 합계에서 금메달을 따 2관왕이 됐다.

지난달 20일 전국중등부역도대회에서는 최명식(30·서울시청)의 10년 아성을 깨고 한국신기록(인상 88kg, 용상 108.5kg)을 들었다.

2004년 그리스 올림픽 금메달을 꿈꾸는 임정화는 내년 10월 부산아시안게임에서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른다.

김교성기자 kgs@imaeil.com

이춘수기자 zap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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