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가시밭길, 월드컵 16强

아무리 둘러봐도 한국축구는 대책이 없는가보다. 끝간데를 모를 정도로 쏟아붓는 재정지원의 효과가 별무신통이다. 열화같은 국민들의 염원에 찬물을 끼얹는 '헛발질'만 계속 퍼부어 대고 있다.

14일에 있은 한국축구의 '우루과이 실험'은 그림자만 드리웠다. 수비수들의 어이없는 실책과 무너진 수비조직력 등 어느 하나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 체력도 후반에 급격히 떨어져 두골이나 내줬다. 히딩크 호 수비는 구멍이 뚫렸고 또 침몰한 것이다. 공격도 엉거주춤, 우루과이 골문 유린과는 거리가 멀었다.

▲히딩크 호가 아메리카 대륙의 팀과 가진 평가전은 졸전의 연속으로 봐도 무방하다. 참담하다는 게 정확한 표현일는지 모른다. 지난달 8일 아메리카 대륙원정에 나선 이후 1승1무5패라는 성적은 한국 축구의 현주소다. 원정 통산(通算) 골 득실(得失)은 이를 더욱 뚜렷하게 한다. 4득점에 10실점.

미국 프로팀 LA갤럭시와의 대전에서도 패배할 정도의 수준이면 한국축구의 기량향상은 제자리에 주저앉아있는 상태다. 멀리갈 것도 없이 일본과 비교해도 우리 축구는 종이호랑이가 아닌가. 외국인 감독을 영입한 결과가 활력은커녕 감독 애인 훈련장 출입 등 찜찜한 뒷맛만 남아있다.

▲한국축구의 당면한 목표는 월드컵 16강 진출. 이 목표는 참으로 '멀고 먼 가시밭길'이다. 지금의 전력(戰力)으로는 1승의 제물(祭物)이 안보인다. 우리 축구가 1승의 제물로 삼겠다는 미국의 기량은 되레 우리가 압도 당할지경이라는 분석이다.

2002 한·일 월드컵의 한국과 같은 조에 속한 미국이 14일에 있는 A매치(국가 대표팀간의 경기)에서 이탈리아에 0대1로 졌지만 공·수에서 안정된 전력을 과시 했다고 한다. 올해 북중미 골드컵우승팀답게 줄곧 대등한 경기를 펼쳐 한국의 월드컵 본선 '1승 제물'이 되리라는 기대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흔히 한국 축구의 강점은 조직력이라고 한다. 이를 뒤집어 보면 개인기량의 미숙이 아닌가 싶다. 뒤처지는 개인인기를 보충해주는 투지에 매달린다는 해석도 가능한 일이다. 투지만 있으면 뭐하나.

상대의 침투 패스 한방에 무너지는 한국축구.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미래가 있다고 본다. 과연 우리축구가 '월드컵 본선 16강 진출'실력을 갖추었는지 뼈아픈 분석이 필요하다. 축구가 국민들의 애국심만으로 실력이 올가가는 것은 아니다. 짜임새 있는 훈련, 지속적인 투자, 국민적인 관심, 장기계획 등이 어우러져야 한국축구의 비원(悲願)인 '월드컵 본선 1승'이 보일 것이다.

최종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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