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금연 열풍 식지 않는다

연초부터 금연을 시작한 최일용(33.수성구 파동)씨는 주변의 온갖 유혹에도 아직까지 '굳세게' 버티고 있다.

하루 한갑이상 이었던 최씨는 "연초마다 시도한 금연 결행이 매번 '작심삼일'로 끝났지만 올해는 스스로 생각해도 신기할 지경"이라며 "올해는 사회전반에 불고 있는 '담배퇴출' 바람의 도움이 커 이번 만큼은 금연에 성공할 것 같다"고 말했다.

금연열풍이 식을 줄 모르고 점점 더 거세지고 있다. '이주일 신드롬'에 이어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야구해설가 하일성씨의 '담배 주범' 선언, 올해부터 법정 금연구역 확대 등이 '연초의 작심3일 현상'이 사라지고 담배를 끊는 사람이 계속 늘고 있다.

담배인삼공사 대구본부에 따르면 이달 하루평균 담배판매량은 55만갑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에 비해 40% 가까이 줄어 들었다.

담배인삼공사 관계자는 "예전에는 연초의 금연 열기가 식으면 2월달엔 담배판매량이 오히려 증가했지만 올해는 담배값 인상(2월)을 앞둔 사재기 바람을 감안하더라도 이달에는 1월보다 현저하게 담배 판매가 줄고 있다. 설날을 전후해 다시 금연 분위기가 퍼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같은 금연 열풍을 반영, 각 접객업소 마다 금연석을 서두르거나 확대하는 추세다.

대구 수성구 들안길 한 대형삼계탕집의 경우, 올들어 금연석을 10테이블에서 26테이블로 늘렸고 다음달 부터는 아예 30테이블 전체를 금연석으로 만들 계획이다.

이 업소 업주(43)는 "금연석을 요구하는 손님들이 갈수록 늘어나 80여만원을 들여 10개의 금연 마크까지 새로 바꿨다"며 "흡연객들의 불만을 걱정했지만 흡연석은 오히려 늘 텅비어 있다"고 말했다.

한 골프장 클럽하우스는 올 해 식당내 대부분의 테이블을 금연석으로 하고 일부 창가 자리만 흡연석으로 지정한 이후 손님들간에 흡연석 '쟁탈 신경전'이 벌어질 정도다.

관공서의 금연구역 지정도 빠르게 확산, 대구시 동구청은 지난달 말 구청 청사 전체에서 담배를 피울 수 없도록 했고 다른 관공서도 금연구역을 이미 확대했거나 확대할 방침이다.

건강관리협회 관계자는 "올해는 민간차원뿐만 아니라 정부가 법적장치를 갖고 강력한 금연정책을 펴고 있는 만큼 선진국에 비해 엄청나게 높은 우리나라의 흡연율을 상당 부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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