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탈북자 관리 제대로 하라

북의 아내를 찾아 재입북-재탈북-재입국의 생사를 건 '모험'을 감행했다는 유태준씨의 탈북기가 의혹투성이로 보도되면서 국민들은 탈북귀순자들에 대한 당국의 관리대책이 이토록 엉터리인가에 심각한 불안을 느끼고 있다.

더구나 한국인이 된 탈북자중 출국후 잠적하거나 입북한 경우가 2년새 7건이나 되지만 관계당국에서 그 행적조차 파악못하고 있다는 보도엔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 탈북해서 이땅에 살고있는 이들도 엄연한 우리국민 일진대 정부는 이들 탈북자 관리에 완전히 두손 놓았다는 말인가? 이같은 상황이 '햇볕'이라는 물러터진 대북정책의 연장선상에서 빚어진 후유증이라면 더욱 걱정스럽다.

영화 '빠삐용'같은 유씨의 북한탈출기는 북측입장에선 반역죄인인 그에 대한 김정일의 석연찮은 석방이유, 또 우리 조사당국의 이틀만의 서두른 석방, 그리고 아내를 데려오려고 목숨걸고 입북을 감행했다면서 정작 가장 중요한 이 대목의 설명은 전혀 없는데서 의혹의 꼬리는 길어지고 있다.

국민들은 여기서 북한이 이중공작을 하는건지 남쪽이 장난을 치는건지 아니면 유씨가 별뜻없이 허풍을 치는건지 가뜩이나 헷갈리는 남북·북미관계 속에서 심리적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

우리는 유씨의 행적에 문제가 있어도 큰일, 없어도 큰일이라는 생각이다. 문제가 있다면 안보에 적신호요, 문제가 없다면 한국민으로서의 탈북자관리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기 때문이다. 당국은 유씨의 입북사실이 확인됐을 무렵 그 속사정에 대한 정확한 파악에 앞서 정착지원금을 중단하고 주민등록까지 말소해버리는 얄팍한 짓을 저질렀다.

더구나 탈북한 북한무역회사 사장 김정민씨의 지난해 중국실종, 북한군 간부출신 신중철씨와 탈북의사 정재광씨의 재작년 중국잠적 등 해외잠적 또는 재입북사례가 7건이나 된다는 사실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90년대 이후 북한주민의 중국 '엑소더스'는 추산으로 30만명, 이중 1천700명이 겨우 국내로 들어왔을 뿐인데 우리정부의 탈북자대책은 북한 눈치보기에다 또 이렇게 엉터리니 답답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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