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세풍(稅風)'사건 주역중의 한사람인 이석희(李碩熙)전 국세청차장이 미국에서 FBI요원에체포됨으로써 '게이트' 정국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됐다.
대통령 처 조카가 구속되는 등 잇따른 비리로 일방적인 수세에 몰려온 여당에게는 이 전 차장의 체포야말로 지금까지 미결로 팽개쳐졌던 세풍사건을 정치권에 다시 끌어들여 이회창(李會昌) 한나라당 총재를 맞 받아 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받아들여질만도 하다.
그런만큼 여당이 이 사건을 정치적으로 얼마만큼 활용할 것인가에 따라 앞으로 정국의 향방이 달라질 수도 있는폭발력을 지니고 있다고 보아 마땅하다.
세풍사건의 개요는 이석희 전 차장이 97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 대선자금의 불법 모금책을 자원,현대.대우 등 24개 기업으로부터 166억여원을 모았다는 것으로 집약된다.
아무리 국세청이라지만 징세권을 앞세워거액의 정치자금을 불법으로 뜯어낼 수 있느냐는 문제가 97년 당시 쟁점으로 부상된 가운데 이 전 차장이 해외로 도피, 이 문제는 미결(未決)인채 미뤄져왔던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의 핵심 인물인 이 전 차장이 체포된 이 마당에 이씨에 대한 정밀 수사를 통해 사건의 전모가 명확히 규명돼야 한다는데는 이의가 있을 수 없다.
그렇게 함으로써 정권을 위해서는 조세권을 사용화(私用化)하기 일쑤인국세청의 권력남용에 쐐기를 박고 불법 정치자금을 물쓰듯 하는 정치권에게도 경종을 울려야 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세풍수사의 당위성을 받아들이면서도 앞서 말한것처럼 이 사건이 지나치게 '대선(大選)전략적'으로, 또는 국면 전환용으로 빗나갈것을 경계한다.
야당에서 주장하듯이 이 전 차장을 '기획체포'한것은 아니더라도 1년 넘게방치돼온 사건이 야당의 대선후보 경선을 눈앞에 둔 시점에 불쑥 불거지고 있는것은 의혹을 받기에 충분하다. 그런만큼 우리는 이 사건만은 여야가 대선전략차원에서 활용해서는 절대 안된다는 것을 재삼 강조한다. 검찰 또한 이 사건을 공정하게수사함으로써 거듭 태어 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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