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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동 걷은 바지춤

종일 논배미 묻어 놓고

흙 묻은 노울 속으로

공납금 독촉장에

풍년초 둘둘 말아

긴 한숨 날려 보내시던

억울한 아버지

동지 섣달 문설주 등 기대

'날이 풀리면 좋은 일도 있것지'

아슴아슴한 눈으로

튼실한 씨앗 고르며

봄을 심던 어머니 굵은 손마디

토요일 오후면 걱정 싣고

달려온 고물 자전거

허공을 베고 흩어지는

작은 오빠 하모니카 노랫가락 위로

달빛이 포개어지고 있다

-김채원 '하모니카'

이 시의 배경은 아마 60년대 말이나 70년대 초반 쯤으로 보인다. '공납금 독촉장에 풍년초 둘둘 말아'피는 모습이 그렇다. 시골에서 어렵게 공부한 사람이라면 너무나 낯익은 모습이다.

한때 하모니카가 유행한 적도 있었다. 삶의 궁핍이나 애환을 하모니카에 대고 입술이 부르트도록 노래 부른 적도 있었다. 그때도'봄을 심던 어머니'처럼 희망만은 잃지 않았다.희망을 갖고 사는 삶이 위대하고 아름답다는 사실을 이 시는 증언하고 있다.

김용락〈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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