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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덕의 대중문화 엿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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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돈나가 처음으로 유명해진 1980년대. 당시 미국은 보수주의 시대를 맞아 젊은 세대의 정체성이 재조정되는 시기였다. 하지만 마돈나는 이런 사회분위기와 정반대의 컨셉으로 이미지를 만들어갔다.

전통적 패션 경계를 넘어서는 옷차림, 공공연한 성적 행동은 기존에 올바른 것으로 인식되던 여성적 행동의 경계를 파괴시켰다. 문화산업이 유통시킨 이미지 가운데 가장 반항적인 여성 아이콘이 마돈나였다. 마돈나의 출발은 댄서다. 다음이 음악가, 모델, 가수, 뮤직 비디오 스타, 영화와 연극배우, 미국에서 가장 성공적인 여성사업가, 자신의

이미지를 상품화하고 판매하는 팝 슈퍼스타 순이다. 이를 위한 그녀의 마케팅전략은 오직 하나. 연속적인 이미지 변화다. 나이는 어리지만 성적으로매력 있는 보이 토이, 야심만만한 금발의 여인, 뮤직 비디오와 콘서트의 예술인으로 자신을 바꾸어 나갔다.

음악에서도 그렇다. 디스코와 10대 취향의 버블검 록, 자신의 메시지가 있고 선율을 중시하는 실연의 노래, 팝 모더니즘의 음악으로 이동했다.

머리카락이나 패션도 마찬가지. 지저분한 금발이 백금색으로, 검은 색, 갈 색, 빨간 색 등 여러 가지 컬러로 변해갔다. 부드럽고 감각적인 몸매에서 육감적이고 늘씬한 몸매로, 단단한근육질의 섹스기계를 거쳐 미래주의적 테크노 육체로 변화시켰다. 최근에 영국의 유명화가 피터 하우슨이 그녀의 누드화 전시회를 가져 세계적으로화제가 되고 있을 정도다.

요즈음 월드컵을 앞두고 한국의 대중문화산업은 초비상이다. 대중들이 월드컵에만 주목하는 월드컵 시즌을 피하고 싶기 때문이다. 지금 영화가 때아니게 개봉관에 몰리고 라이브공연이 많은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러나 음반시장은 벌써부터 위축되고 있다. 15만장 판매가 최고라고 할 정도다. 이유는 주 소비계층인 10대가 CD플레어보다는 MP3나 컴퓨터를 이용하여 음악을 즐기기 때문이다. 그들이 게임 등 다른 놀이에 몰두해서다. 인기곡만을 수록한 음반이 출시되는 것과도 관련이 있다.

한국의 대중음악이 팬들에게 외면 받게 된 이유는 우연이 아니다. 제작비의 수배가 넘는 뮤직비디오를 제작할 때도, 비디오만 강조하는 소위댄스가수나 가수의 재담이 강조되는 가요계의 풍토도, 10대 소비자에게 지나치게 의존하는 마케팅 전략에서도 예측이 가능했다.

마돈나 현상을주목하자. 정치인의 말 바꾸기도 소신만 있다면 문제될 게 없듯이 대중문화생산자의 변신도 주류문화를 향한 생산적 적응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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