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소리, 귀를 잡아당긴 물소리보다 빗소리는 통통해, 봄비 소리는 실크의 은밀한 움직임이야 부드러운 바람처럼 몸을 밟고 몸 속에 젖고 있어 끝없이 길을 가고 있어 갈증에 몸 비틀던 상처 속으로 흙 일으켜 세우고 있어…'.
대구작가콜로퀴엄 회원인 강수정 시인이 첫 시집 '재즈가 흐르는 창 너머 비행기 한대가'를 문학과 경계사에서 펴냈다. 등단(2001년 문학과 경계 신인상) 1년만에 의욕적으로 낸 시집에서 시인은 삶에 대한 명징하고도 힘있는 언어들로 60여편의 시를 묶어냈다.
문학평론가 오윤호씨는 "이번 시편들에서 자연은 관습적인 음풍농월의 대상이 아니라 인간의 삶을 압도하는 힘을 가지고서 늘 새롭게 변화하는 생명력을 소유한 존재"라며, 강 시인의 생동감 넘치는 언어감각을 평가했다. 그만큼 시어의 활용이 다채롭고 갈증난 그리움을 향한 항변이 있다.
그것은 현재의 삶을 추스르는 전환점이 되기도 한다. 강 시인은 이번 시집은 스스로 상처 낸 자국을 바라보다 시 한 줄 풀어놓을 수 있는 여유, 영혼의 조각난 틈 사이에 차곡차곡 시를 새겨 넣는 비극적인 여유를 보여준다.
조향래기자 swordj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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