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윤일현의 입시상담실

'고3병' 치료 방법은

문: 고3 학부모입니다. 2학기에 들어와서 아이가 늘 머리가 아프다고 하며 집에 오면 짜증만 냅니다. 소위 말하는 '고3 병'인가 본데 가정에서는 어떻게 해줘야 할지 답답합니다.심리적 불안.좌절감이 원인

지나친 간섭.잔소리 자제를

답: 많은 사람들이 '고3 병'은 수면 부족과 과로 때문에 온다고 생각합니다. 부분적으로는 맞는 말입니다. 그러나 수험생을 지도해 본 사람이면 근본 원인이 다른 곳에 있다는 사실을 압니다.

'고3 병'은 육체의 피로보다는 공부가 뜻대로 되지 않고 기대하는 만큼 성적 향상이 일어나지 않은 데서 오는 심리적 불안이나 좌절감이 그 근본 원인인 경우가 많습니다.

상당수의 수험생들은 학교에서 자율학습을 하다가 자정 무렵에 집으로 돌아옵니다. 현관에 들어설 때의 지친 모습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연민의 정을 자아내며 동시에 가슴 뿌듯한 자부심을 느끼게 해줍니다. 그러나 가족들이 그들의 진정한 모습을 볼 수 있어야 합니다.

만약 심한 피로의 기색을 보이면 그 날 하루를 알차게 보내지 못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공부가 잘 되고 계획한 만큼 목표를 달성했다면 활기가 넘치고 몸놀림이 가벼울 것입니다. 공부에 몰두하지 못하고 잡념에 빠져 시간을 낭비했거나 바르지 못한 자세로 책상에 엎드려 있었기 때문에 귀가 후에도 계속 피곤한 것입니다.

성취감은 '고3 병'의 예방과 치료에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할 수 있는 만큼의 계획을 세워 반드시 실천하고 그에 따른 성취감이 누적되면 생활이 즐겁습니다. 생활이 즐거우면 '고3 병'은 절로 사라집니다. 하는 일에 신명이 나면 어려움을 기꺼이 참을 수 있고, 잠을 적게 자도 별로 피로를 느끼지 않게 됩니다.

부모의 지나친 기대와 간섭이 수험생을 짓누르는 집안 분위기도 '고3병'의 한 원인이 됩니다. 가정은 가족 구성원이 정서적 안정 속에서 휴식을 취하며 내일을 위해 다시 활력을 얻게 되는 재충전의 원천입니다.

지나친 간섭과 잔소리와 감당할 수 없는 요구을 하기보다는 그저 따뜻한 눈길로 모든 것이 이심전심으로 통할 수 있는 사랑의 보금자리가 되게 해야 합니다.

일신학원 진학지도실장 ihnyo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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