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 발리섬 탈출 러시
○...최소한 187명의 목숨을 앗아간 폭발사고 소식을 전해들은 외국인들이 발리국제공항에 쇄도, 외국인 관광객들의 탈출 러시가 시작됐다.
이탈리아 관광객인 시모네 테스키는 지난 12일 밤 끔찍한 사고 현장인 쿠타 소재 외국인 전용 사리 클럽에 있었다면서 "신이 날 도와 이렇게 살아있다"면서 팔다리의 자상과 타박상을 호소했다. 그는 "매우 무섭다. 당초 이곳에 20일간 머물 생각이었는데 1주일 밖에 안됐지만 지금 떠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스웨덴에서 서핑하러 발리를 찾은 엡베 린드크비스트도 사고 현장에서 불과 30m 떨어진 곳에서 친구들과 함께 저녁을 먹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한 뒤 12시간을 기다려 집으로 가는 비행기를 잡았다고 말했다.현지 여행사들은 관광객들의 출국을 위해 추가 항공편을 긴급 마련하기도 했다.
◈폭발 장소 노천 디스코테크
○...폭발이 일어난 발리섬의 '사리 카페 클럽'은 호주 서핑객들이 즐겨 찾는 쿠타 해변에 위치해 있는 노천 디스코테크로, 길 건너편의 '패디 바'와 함께 젊은외국인들에게 큰 인기를 모으던 장소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국인이나 동양인은 그다지 많이 찾지 않는 곳이라고 현지 교민들은 전했다.사고 당시 사리 클럽과 패디바는 손님들로 꽉 들어찬 상태였으며 폭발 직후 화염에 휩싸여 심하게 파손됐고 인근 상점과 차량도 큰 피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수백명 해변서 밤 지새
○...사고 현장에 있던 목격자들은 폭발이 2차례에 걸쳐 일어났다고 전하고 있다고 인도네시아 언론들이 전했다.
이들에 따르면 목격자들은 상대적으로 경미한 최초 폭발 몇초 후에 좀 더 강력한 폭발이 일어났다고 밝혔다.
프랑스에서 온 한 관광객은 사고 당시 현장에서 약 100m 떨어진 식당에 있다가 2차례의 폭발 소리를 들었다며 "모든 사람이 고함을 질렀고 사방엔 온통 먼지 투성이였다. 수백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또다른 공격을 두려워하며 해변에서 밤을 지샜다"고 말했다.
사고 현장에는 폭발로 시신의 일부가 흩어져 있는가하면 불에 탄 시신이 서로엉켜 붙어 있는 등 처참한 모습이었다.
◈9·11 1년 1개월 1일 후 발생
○...작년 9·11테러사건 이후 최대 참사로 기록된 인도네시아 발리 폭발사건 배후와 관련해 각종 소문이 난무하고 있다.
미국 정보기관들이 세계 최대 이슬람국가인 인도네시아에 알 카에다 조직이 침투해 있음을 전세계에 알려 이라크 공격 반대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테러를 감행했다는 소문이 사건 현장 주변을 중심으로 나돌고 있다.
인도네시아에 잠입한 알 카에다 조직이 국제사회에서 영국과 함께 이라크 공격을 적극 지지하고 있는 호주에 대한 응징을 가하기 위해 평소 호주인들이 대거 몰리는 '카페사리클럽'을 겨냥해 폭탄 공격을 감행했다는 설도 흘러나오고 있다.
특히 주목을 끄는 추론은 작년 9·11테러와 이번 폭발사건이 깊은 연관이 있으며 이는 그동안 소문으로 떠돌던 '트리플 원 사건'이 구체화됐다는 것이다.
미국 뉴욕 월드트레이드센터(WTC)가 테러공격을 받은 지 1년 1개월 1일 후인 2002년 10월12일에 발리에서 111사건이 터져 카페사리클럽 참사가 빚어졌다는 게 이소문의 요지다.
◈英·日 여행 자제 촉구
○...뉴질랜드 정부는 자국민들에게 향후 통보가 있을 때까지 발리섬에 가지 말것을 당부했다.
뉴질랜드 외교통상부는 당초 발리섬 방문 계획을 취소할 것을 권고하는 여행 경계통보를 내렸으나 곧바로 발리섬 방문을 금지하는 보다 확실한 조치를 취했다.
한편 필 고프 뉴질랜드 외무장관은 이날 라디오 방송에 출연, 2주전 자바섬에서 차량 폭탄 공격을 경고했던 과격 이슬람 집단이 발리섬 폭발사건의 배후로 의심된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도 자국민들에게 발리섬 방문을 피해줄 것을 당부했다. 일본 외무성은 성명에서 이번 사고로 최소 4명의 일본 여성들이 부상했으며 이 가운데 2명은 생명에는 지장이 없으나 상당히 심각한 상태라고 전했다.
◈"알 카에다 관련 단체 소행"
○...호주 정부는 대부분 서방인들인 150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발리 섬 폭발 사건과 관련, 알 카에다 조직과 관련이 있는 테러 단체가 이번 사건을 일으켰을 수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알렉산더 다우너 호주 외무장관은 13일 호주 9 TV와 회견에서 사전에 어떤 경고없이 공격이 발생했지만 앞서 미국 영사관 주변에서 폭발사건이 일어났고 두번째 폭발도 외국인이 자주 찾는 사리 클럽을 공격 목표로 삼은 것을 볼때 알 카에다와 연관이 있는 테러 단체의 소행일 가능성이 있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호주 당국이 가장 우려하는 인도네시아 내 단체는 제마흐 이슬라미야흐(JI)라는 단체라면서 JI 소속원들은 아프가니스탄에서 훈련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뉴질랜드 정부는 자국민들에게 추후 통고가 있을 때까지 발리를 여행하지 말도록 권고한다고 밝혔다.
◈사상자 75% 호주출신
○...현재까지 확인된 발리 차량폭탄 테러 사망자는 187명, 부상자는 309명에 달하며 희생자 대부분은 호주, 유럽, 남아프리카, 아시아, 미국 등에서 온 외국인 관광객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신원이 밝혀진 시체 26구 중 호주인 8명, 싱가포르인 3명, 영국인 2명, 프랑스·네덜란드·독일과 에콰도르 출신자 각각 1명 등 17명이 외국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발리와 인접한 호주는 사상자의 75%가량을 자국민으로 추정할 만큼 이번 사건의 최대 희생국이다. 호주 당국은 14일 현재까지 호주인 13명이 사망했고 120명이 부상했으며 220명의 행방이 알려지지 않았다고 밝히고 사망자에 대한 신원확인 작업이 진행될수록 사망자 수가 늘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호주 공군기를 통해 발리에서 호주로 옮겨지던 부상자 15명 중 1명이 이송도중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당국은 최소 1명의 미국인이 이번 사고로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익명의 한 관리는 미국인으로 보이는 유해가 사고 현장에서 발굴됐다는 소식을 인도네시아 당국으로부터 전해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정확한 신원확인을 위해서는 치아대조 등의 검사를 거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도네시아 대표적 관광지
○...12일 100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폭발 사건이 발생한 발리섬은 하얗게 펼쳐진 모래 해변과 독특한 문화로 전세계의 관광객들을 유혹하는 인도네시아의 대표적인 관광지.
'신들의 섬'이라고 알려진 발리섬은 인구 밀도가 높은 자바섬의 동쪽 끝에 위치하고 있으며 주민의 95%가 힌두교도로 이슬람이 우세한 인도네시아에서 독자적인 문화를 이루고 있다.
특히 인도네시아 당국은 수백개의 힌두 사원을 보유한 발리가 이슬람과 무관하다는 점을 홍보하며 안전성을 중시하는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해왔다.
발리의 최고 단골 관광객은 호주인. 호주 관광객들은 비행기로 서너시간 거리인 발리를 즐겨 찾고 있으며 사고가 발생한 쿠타 해변은 특히 호주 서핑객들에게 인기있는 장소이다.
한편 발리의 한 사설 TV는 이번 사고를 두고 관광산업이 경제의 중추인 발리섬에 울리는 '조종(弔鐘)'이라고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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