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엄마들은 아이들에게 심부름을 잘 시키지 않는다. 제 공부도 바쁜데 무슨 심부름까지 시키느냐, 귀한 우리 아이에게 심부름은 무슨…. 심부름을 시키는 부모들도 기껏해야 단순 노동을 주문하는 경우가 많다. "슈퍼에 가서 우유 좀 사와라, 약국 가서 파스 좀 사와라. 비 온다, 학원에 네 형 우산 갖다 줘라" 등. 그러나 좋은 심부름은 아이들에게 좋은 인생공부가 된다. 황성희(대구시 달서구 용산동)씨 부부는 초등학교 5학년인 아이에게 요령껏 심부름을 시킨다.
단순히 어른의 일감을 덜어주는 노동이 아니라 자녀에게 공부가 될 수 있는 것들로 골라서 시킨다.버스를 타고 친척집 갖다오기에서부터 은행에 공과금 납부하기, 우체국에서 소포 부치기, 주민등록 등본 떼기, 독감 예방주사 맞고 오기 등 다양하다. 아이가 6학년이 되는 내년쯤부터는 카레라이스 재료나 햄버거 재료 포크커틀릿 재료를 알아서 사오도록 돈을 줘 시장에 보낼 생각이다. 단순히 몸만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무엇을 살 것인가 고민하며 움직이도록 만들 작정인 셈이다.
그러나 비교적 먼 거리 심부름을 보낼 때는 주의해야 할 것들도 많다. 황씨는 ▷아이에게 너무 좋은 옷을 입히지 말고 ▷값나가는 물건이나 많은 돈을 들려 보내지 말고 ▷아이가 언제든 연락을 받을 수 있도록 엄마의 휴대폰을 들려주고 ▷교통편 주소 전화번호 등을 챙겼는지 확인하고 ▷위급한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예를 들어 버스를 잘못 탔을 때, 낯선 사람이 접근해 올 때, 불량배를 만났을 때 대처 방법을 철저히 가르쳐야 한다고 경험을 말한다. 또 날이 저물기 전에 돌아 올 수 있도록 시간을 조정하는 것은 기본이라고 덧붙인다.
황씨는 아이에게 알아서 물건을 사오도록 시키면 십중팔구 마음에 들지 않거나 바가지를 쓰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때 야단을 치거나 화를 내지 말고 어떤 물건이 왜 나쁜지 돈을 어떻게 잘못 썼는지 차근차근 설명해주면 다음에는 훨씬 나아진다고 말한다. 또 영수증을 반드시 챙기게 해 만일의 경우 교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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