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내년 경제성장률 6%대"

22일 산학경영기술연구원이 주최한 제150차 월례세미나에서 주제 발표자로 나선 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세계 경제가 좋지 않다 하더라도 내년도 한국경제는 잠재성장률(5.5%) 이상의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총재는 내년도 한국경제는 이라크 전쟁이 터지지 않을 경우 6%대의 성장률을, 이라크전이 3개월 단기전으로 마무리될 경우 5.9%의 성장률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며 낙관론을 폈다. 세계경제 여건이 불투명함에도 불구하고 한국경제를 좋게 보는 것은 미국.일본.유럽에 대한 수출비중이 크게 줄어들고 있는 반면 중국에 대한 수출이 크게 늘어나면서 다른 지역에서의 수출 감소를 보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중국의 성장은 일본에게 위기이지만 한국에게는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중국의 많은 산업분야가 일본과는 경합을 벌이고 있지만 다행히 정보기술과 통신분야가 발달한 한국은 중국과 경제적 측면에서 보완 관계를 갖고 있습니다".

박 총재는 "저기술 제조업으로 중국과 경쟁한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따라서 대구도 되도록 중국과 경합하지 않는 산업구조로 개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내년도 경제상황에 대해 박 총재는 "수출.내수 등 실물경제는 괜찮다고 보는데 문제는 물가"라고 지적했다. 특별한 조치가 없으면 내년도 물가 상승률이 3.5~4.0%를 기록하고 경상수지도 흑자폭이 대폭 줄거나 적자로 전환될 우려가 있다는 것. 따라서 내년도 한국은행은 물가안정과 경상수지 흑자 유지를 위한 안정 기조 정책을 펼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은행이 '디노미네이션'(Denomination.화폐의 단위를 낮추는 것)을 추진하고 있는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박 총재는 "당장 추진하겠다고 한 적이 없는데 와전됐다"면서 "디노미네이션은 그러나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절대 필요한 중장기 연구 과제"라고 역설했다.

그는 "달러화 대 자국통화 가치가 1천 단위를 넘는 곳은 세계적으로도 터키와 인도네시아뿐"이라며 "한국의 돈 가치를 무겁게 할 당위성은 있으며, 만일 사회적 합의를 거쳐 디노미네이션 단행이 결정된다면 한국은행이 심부름을 해야 하기에 준비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박 총재는 지난 10일 금융통화위원회의 콜금리 동결 결의 직후 "콜금리 인상 여부는 11월 금통위에서 결정할 사항"이라고 밝힌 바 있는데 22일 세미나에서는 콜금리 인상 여부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김해용기자 kimh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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