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WTO, 농업의 '다기능성' 인정을

경주 '2002 경북 세계 농업 한마당' 행사가 오늘 막을 내렸다. 이 행사서 "WTO가 지향하는 농업 세계화는 선·후진국 모두 지역 농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농업의 다기능성을 협상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결론을 도출 한 것은 의미가 깊다.

그리고 이러한 내용의 '경북선언문'을 WTO에 제출, WTO의 무차별적인 개방화에 제동을 걸었다는 점에서 성과가 크다.지금은 2004년 WTO뉴라운드 타결을 앞두고 한국은 물론 유럽, 남미, 아시아 각국 농업이 미국등 거대 농업국의 개방 압력에 대항해 살아 남아야 하는 절박한 시기다.

현재 막판 조율을 벌이고 있는 한·칠레 FTA협상 에서도 비록 사과, 배, 쌀이 무관세 대상에서 10년간 한시적으로 제외 된다고는 하지만포도 경우 계절관세가 매겨져 경북만 해도 연간 300억원의 피해가 예상되는 등 우리 농업은 시시각각 위기에 몰리고 있다. 이로 인해 농민들은 최근 잇따라 상경시위 등 물리적 투쟁을 벌이고 있다. 이같은 시기에 세계농업전문가, NGO, 지자체 대표 등이 한자리에 모여 '한뜻'을 모았다는 자체가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

지방정부 차원에서는 처음 시도된 이번 행사는 그외 잊혀졌던 농경문화를 재현하고 각 나라의 다양한 농업형태를 한눈에 볼 수 있어 13일동안 23만명이 이곳을 거쳐 갔다. 국제 농업 NGO대회, 국제학술심포지엄, 국제 지방자치단체회의 등도 잇따라 열려 농업 관련 문제제기와 대안을 모색, 농민에게는 '희망'을, 정부에게는 개방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우리는 이 행사의 결과를 해외에 널리 알려 공감대를 확산해야 할 것이다. 이번 대회를 계기로 우리도 정부주도의 피동적인 영농자세에서 농업인 위주의 능동적인 신농업으로 전환해야 한다. 아울러 이번 행사가 우리 농업의 사활이 걸려 있는 무차별 개방의 거대한 파고와 싸워이길 수 있도록 재무장 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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