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임창용 트레이드 프로야구 소용돌이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가 사생활 잡음 등 팀 분위기를 해쳤다는 이유로 에이스 임창용(26)을 전격 트레이드하기로 해 내년 시즌 프로야구 판도에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19일 삼성의 김재하 단장은 "임창용의 미국 진출 포기 결정 직후 김응룡 감독으로부터 그에 대한 트레이드 요청이 있었다"며 "김 감독의 요청에 따라 트레이드 대상 구단을 물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단장은 이와 관련, "선수간 트레이드로 할 지, 현금 트레이드로 할 지 결정하지 않았으나 전력 손실을 막기 위해 현금 트레이드보다는 선수간 트레이드가 바람직하리라 본다"고 덧붙였다.

국내 최고 투수이자 삼성의 에이스인 임창용이 팀을 떠나게 됨에 따라 내년 시즌 삼성의 전력 변화와 그를 영입하게 될 팀의 전력 강화가 예상되는 등 연쇄 파급효과가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팀 분위기 해쳐 트레이드 결정

올 시즌 삼성이 21년만에 한국시리즈에서 처음으로 우승하는 데 기여한 임창용은 시즌이 끝난 후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아내와 갈라서기로 하는 등 가정문제로 잡음을 일으켰다.

이후 이적료가 얼마되지 않더라도 미국에 진출하고 싶다는 의사를 내비쳤는가 하면 최근에는 그의 부친이 "삼성에서 마음이 떠나 자유계약선수가 되는 2년 후 친정팀인 기아에서 뛰게 하고 싶다"고 말하는 등 구단을 자극했다.

팀 분위기 관리에 엄격한 김 감독은 임창용이 야기한 가정 문제와 언행이 팀 분위기를 해친다고 판단, 구단에 트레이드를 요청했으며 구단측도 임창용이 팀에 남는 것보다 내보내는 것이 낫다고 판단, 그의 트레이드를 결정했다.

▲임창용 트레이드의 득실

선발로 15~20승, 마무리로 40세이브 이상의 성적을 거둘 수 있는 임창용의 방출은 삼성에게 큰 손실일 수밖에 없다. 임창용이 용병 엘비라와 함께 선발진을 이끌다시피 할 정도로 삼성의 마운드는 두텁지 못해 그의 공백은 마운드의 약화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 마무리로 뛴 노장진을 제외하고 선발과 중간을 오간 강영식 배영수 라형진 등이 적지 않은 역할을 했지만 이들은 무게가 다소 떨어진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점에도 불구하고 임창용의 트레이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보여진다. 임창용은 그간 국내에서 목표의식을 갖기가 힘들어서 미국 진출을 추진했으며 미국진출 과정에서 가정 파경을 겪은 데다 미국 진출도 실패해 정신적 후유증이 적지 않은 상태.

그가 내년 시즌 안정적 투구를 할 수 있을 지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며 그가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고무된 팀 분위기를 해친 것도 사실이다. 그가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정신을 추스르는 것은 그 자신의 의지에 달려 있으나 삼성은 팀 분위기를 새롭게 다지기 위해 그를 버리기로 결정했으며 이는 어느 정도 설득력을 지니고 있다. 김 감독이 트레이드를 요청하면서 "임창용도 새 팀에서 새 기분으로 시작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말한 것처럼 임창용에게도 좋은 결정일 수 있다.

▲임창용 대신 누구를 데려올 것인가

제1선발투수나 확실한 마무리투수로 써먹을 수 있는 임창용을 탐내는 팀은 많을 것이지만 삼성으로서는 그 대신 누구를 데려올 것인지 쉽지 않다. 삼성은 다른 팀의 1,2 선발+유망주투수(야수), 1,2선발+현금 카드로 접근할 것이다. 전력 손실을 막기 위해 임창용을 현금만으로 트레이드할 순 없는 것이 삼성의 사정이다.

임창용의 친정팀으로 우선 접촉 대상인 기아는 임창용의 영입을 반길 것이나 10승대 투수인 최상덕이나 김진우 등을 내놓을 각오를 해야 한다. 미국에서 국내로 복귀한 SK의 조진호, 롯데의 손민한, 두산의 박명환, 진필중, 현대의 임선동, 한화의 정민철 등이 대상이 될 수 있다.

임창용의 나이가 만 26세에 불과하다는 점과 맞트레이드 대상 선수들의 부상 여부 등을 꼼꼼히 점검해야 한다. 지금까지 트레이드로 별 재미를 보지 못한 삼성으로서는 향후 5년이상 팀 전력의 강화 및 유지를 위해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할 기로에 놓여 있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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