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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의 세계에서 네발은 순전히 이동의 수단으로만 사용되지만, 사람은 네발이 각각 두개씩 기능적으로 분리되어 있다.

앞의 두개는 조작기능을 담당하고 뒤의 두개는 이동만 전담하여 각각 손과 발의 역할을 한다.

사람의 손은 도구를 만듦으로써 의식을 갖게 했다.

이 의식은 다시 손을 자신의 표현수단으로 사용함으로써 문화를 창조해 왔다.

사람의 손가락 중에서 특히 엄지와 검지의 사용은 고도의 창의력이 필요한 정밀한 작업까지 수행할 수가 있게 했다.

특히 엄지는 도구를 쥐고 사용하는데 절대적이다.

엄지없이 물건을 사용한다고 상상해보면 쉽게 알수 있다.

컴퓨터 자판치기와 글쓰기는 엄지사용에 좋은 예가 된다.

글치기는 양손을 다 사용하지만 엄지는 제외된다.

글쓰기는 엄지와 검지만 사용하지만 오른손만 사용하고 왼손은 종이를 고정시키는 역할만 한다.

글치기의 결과는 누가 쳐도 동일한 형태의 글자가 찍혀 나오지만 글쓰기의 결과는 각자의 개성이 그대로 묻어 나온다.

웹페이지의 묶음인 웹사이트와 종이의 묶음인 책은 각각 다음 페이지를 보기 위해서는 클릭과 넘기기라는 순서를 따라야 한다.

이때 클릭은 검지 또는 중지를 사용하지만 넘기기는 엄지와 검지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즉, 컴퓨터 사용시에는 엄지 활용도가 매우 낮다는 것이다.

기껏해야 스페이스 바를 누르거나 마우스 손질로 한정되어 있다.

디지털 화면인 컴퓨터와 종이 화면인 책은 사용 용도가 다르다.

그것은 속도전과 지구전의 차이로써 정보검색과 지식보전으로 구분된다.

정보와 지식의 중심은 여전히 글자 정보다.

정보의 관문이라는 인터넷포털사이트 초기화면을 보자. 대부분 글자정보로 구성되어 있다.

정보검색 과정도 글자정보를 통해야 그림정보, 소리정보, 동영상 정보로 이어진다.

글자정보는 각각이 지시대상이 있고 글자의 집합인 문장은 하나의 상황과 대응되고,이 상황의 총체가 바로 세계이다.

즉, 글자정보의 묶음인 책을 읽는 것은 바로 세계를 읽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지식과 정보사회에서 컴퓨터의 활용도 중요하지만 그래도 종이 위에 글자가 있는 책이 아직도 친근하게 느껴지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대구과학대교수.멀티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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