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각-포스트 밀라노 계속돼야

밀라노 프로젝트는 중앙정부, 대구광역시, 기업이 출자한 자금으로 대구·경북지역의 주산업인 섬유산업을 고도화시키겠다는 목표로 17개 세부사업으로 나누어 약 6천800억원이 5년간 투자되는 소위 3섹터 방식의 국가적 대형 프로젝트다.

3섹터 방식은 고통과 장점을 공유할 수 있는데, 대체로 유익함을 기대하되 이익이 되지 않는 결론에는 책임회피와 전가로 이어지는, 그래서 주체의식 부족에서 오는 사업성과의 결정력 부재라는 결과가 도출되기 쉽다.

그러므로 사업진행에 가장 큰 어려움이자 극복해야할 점은 섬유·패션 기업인들의 적극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는 점이다.

밀라노 프로젝트의 17개 세부사업은 주로 건물 준공과 장비 도입에 의한 생산기반시설의 확충, 기술인력의 개발, 패션디자인의 활성화, 마케팅정보기능의 강화 등으로 섬유산업의 고도화를 위한 인프라 구축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향후 밀라노 프로젝트의 진행방향은 이미 구축한 연구기반 및 인프라 시설을 어떻게 효율적인 시스템을 통해 활용하고 개선하며, 산업계를 효과적으로 지원하는가에 성공여부가 달려있다.

2003년, 5차년도에 접어든 밀라노 프로젝트의 타당성을 두고 논란을 벌이기보다는 제2의 도약을 위해 갖춰진 기반들을 향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각계의 전문가적 역량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1970년대 이탈리아 섬유산업 정책을 살펴보면서 당시와 지금을 비교하는 것은 더 이상 타당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시점에 있다.

그리고 현대 패션산업은 기존의 인식을 뛰어넘어 또 다른 차원의 미래를 암시하고 있다.

급변하는 대내·외 환경변화를 분석하고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국제적인 실무경험과 이론을 겸비한 섬유·패션전문인력 확보와 네트워크가 필수적이다.

국내 섬유산업체의 대부분은 중소기업으로 자체의 연구시설에 의한 연구개발(R&D)이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포스트 밀라노 프로젝트를 통해 미흡한 점을 보완하는 한편, 구축된 하드웨어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현장중심적 구조개선 추진으로 중소기업의 적극적인 참여 유도를 위한 프로젝트를 연구개발 해야할 것이다.

산·학·연·관의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연구개발된 신기술은 현장에서 즉시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전략적으로 추진돼야 할 것이다.

기업은 각자의 규모와 한계를 명확히 파악하고, 글로벌 무한경쟁시대의 생존전략과 구체적인 실천방안 제시를 모색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것은 산·학·연·관의 협력에 의해 경쟁력 있는 제품을 생산하는 선도기업 발굴 및 지원·육성의 실천적 모형을 제시하게 될 것이다.

그 결과 기업은 당면 문제점을 해소하고 생산기술개발, 기획능력확보, 국내외 패션 트랜드와의 융합으로 소비자의 요구에 적합한 제품을 신속하게 생산, 판매할 수 있는 선도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산업자원부는 섬유산업 육성책을 발표하고 섬유수출을 오는 2010년도까지 300억달러로 성장시켜 세계3위 섬유수출국으로 도약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 포스트 밀라노 프로젝트는 계속돼야 한다.

김유경(대구가톨릭대 교수·패션산업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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