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 시인 마종기(64)씨가 첫 산문집 '별, 아직 끝나지 않은 기쁨'(문이당 펴냄)을 펴냈다.
마씨는 지난해 오하이오 의과대학에서 은퇴한 뒤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창작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열번째 시집 '새들의 꿈에서는 나무 냄새가 난다'를 출간한 바 있다.
이번 산문집에는 저자의 삶에서 커다란 부분을 차지하는 의사로서 체험과 40년 가까이 미국에서 보낸 이민생활을 담은 글들이 실려 있다.
1970년대 이후 30여년간 미국 교포신문이나 잡지에 기고한 글들을 모은 것인다.
저자는 '부끄러움의 냄새'라는 글에서 "부끄러움 중에서도 가장 원초적이고 깊은 부끄러움을 나는 죽은 사람들에게서 많이 본다"면서 "죽은 이의 뼈와 갈색의 흙이 된 살을 만지면 멀리서 오는 비린내 같은 냄새가 난다.
부끄러움의 냄새에서는 비린내가 나는 것일까. 아니면 그것은 내 몸에서 나는 내 부끄러움의 냄새일까"라며 시체를 만지며 삶과 죽음의 문제에 빠져드는 '시인 의사'의 단상을 적었다.
그는 "(시체부검을 할 때) 신비한 생명의 고귀함과 아름다움을 온몸으로 소름끼치게 느끼면서 이런 신선한 흥분을 날 것 그대로 시로 쓰고 싶어서 안달을 한 적은 또 얼마나 많았던가"라며 "몇 해 동안의 내 의사 수련은 엉뚱하게도 내 문학의 확실한 물꼬였고 내 시의 본향이었다"('내 문학을 바꾼 수련의사 생활' 중)고 밝히기도 한다.
이민을 결정할 수밖에 없었던 개인사, 미국 인종주의 폭력의 심각성, 가까이서 경험한 9.11 테러에 관한 이야기, 기부문화가 자리잡히면서 세워진 톨레도 미술관의 역사 등 미국생활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가 이 책에 담겼다.
해외 입양아 문제와 닫힌 혈통사회로서 한국사회에 대한 비판, 아동문학가인 아버지 마해송을 비롯해 화가 장욱진, 시인 서정주 황동규 정현종 등에 대한 회고, 의사생활을 은퇴할 때 심정을 담은 글도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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