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황제께서 승용차를 시승(試乘)하신지 꼭 100년만에, 지난달 국내승용차가 1천만대를 돌파했다.
전체자동차 등록대수가 지금 1천430만대이니 연내로 1천500만대 돌파는 예약된 것이다.
아마도 2010년대엔 2천만대를 뚫을 것같다.
▲그런데 즐겁지가 않다.
차사고로 더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갈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하루평균 632건의 교통사고가 나서 하루 19명씩 죽었다.
음주단속을 게릴라식으로 바꾼 이후 단속건수가 준줄 알았더니 지난주엔 전국에서 하루 1천400명이 걸려들어 상황이 더 심각하다고 한다.
경찰은 술집주인들이 울상을 짓건 말건 유흥가 주변.주택가 골목길을 옮겨가며 게릴라 단속을 가열차게(?) 벌일 방침이다.
▲그만큼 차(車) 매너가 엉망이다.
차 숫자와 차 문화는 엿장수 가위모양 반비례한다.
학교.병원 등 도시기반시설이 들어서기도 전에 아파트 입주부터 시작돼 주민들이 생활에 큰 불편을 겪는 꼴과 똑같은 현상이다.
알면서도 잘 고쳐지지 않는 것이지만 이런 와중에서 주민불편을 줄이는 길은 바로 '남을 위한 최소한의 배려'와 양보이다.
짜증과 욕설이 튀어나오기 직전에 급히 손을 입으로 가져가는 것-그것 하나만으로도 교통문화는 확 바꿀수 있다.
교통전문가의 얘기다.
▲대구사람들의 길바닥 매너는 그리 명랑하지 못한 모양이다.
특히 서울같은 대도시 외지인들이 차량을 몰고와서 경험하는 대구의 운전매너를 보면 열받기 딱좋은 수준이라고 한다.
외지인들이 가장 많이 거론하는 것 중의 하나가 끼워달라고 깜박이를 넣는데도 죽어라고 안끼워 준다는 거다.
아마도 이건 대구시내 도로모양이 바둑판 같아서 신호등 대기횟수는 잦고, 그래서 짜증나 있는 판에 옆에서 머리를 쳐박으니까 버티기 작전으로 나가는 모양으로 이해한다.
다만 교통체증이 대구보다 엄청 심각한 서울사람들은 '내가 비켜줘야 나도 비켜받을 수 있다'는 생존법칙을 대구보다 일찍 터득했다고 할까.
▲또하나 '소방도로와 연결된' 네거리 신호등에서 좌회전 또는 우회전으로 꺾은 직후 곧바로 왼쪽의 아파트 입구나 건물주차장으로 다시 좌회전 하고 싶을때, 반대편 차선에서 신호대기 중인 차량중에서 좌회전 공간을 남겨놓고 서 있는 차량은 눈닦고 봐도 없다.
이로 인해 운전자들이 받는 스트레스는 폭발적이다.
서서 기다리자니 뒤차들이 또 빵빵거리기 때문이다.
▲대구의 차량증가 추세도 겁날 정도다.
이미 3월말에 80만대(승용차 58만대)를 넘었다.
가구당 1대꼴이다.
연 5만대정도 증가하는 추세라면 2006년엔 100만대를 돌파한다.
스트레스는 그보다 몇곱절 늘어날 것이다.
대구사람들도 '생존의 법칙'을 이해할 때가 됐다.
강건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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