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산간 오지로 꼽히던 청송. 그러나 지금 청송은 일상에서 멀어진 '전통'을 체험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오지'가 됐다.
세시풍속을 바탕으로 한 청송문화제와 주왕산 수달래제를 비롯 지역 유림이 참석하는 전통제례와 청송백자를 구워내는 전통 가마까지. 일년내 청송에는 한국적 정취가 흘러 넘치고 이를 보기 위한 관광객이 끊이질 않는다.
청송의 이러한 변신의 뒤편에는 청송문화원 윤승찬(57) 사무국장이 있다.
"시대 흐름에 맞추어 문화산업과 활동의 방향도 달라져야 한다"는 윤씨는 한동안 맥이 끊어질 위기에 처했던 세시풍속 등 전통 문화를 되살려내는데 젊음을 바쳐왔다.
지난 85년 윤씨는 청송을 전통 문화의 고장으로 만들자며 지역내 인사 200여명과 함께 뜻을 모아 청송문화원을 만들었다.
물론 초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닥쳤지만 청송문화원은 올해 16회째 청송문화제와 18회째 주왕산 수달래제 등을 이어오고 있다.
가을 문화축제인 청송문화제는 향토 고유의 씨름.그네.농악놀이.전통혼례를 비롯 장승깎기와 타작, 삼베짜기 등 전통문화를 재현한 행사로 이제 각지에서 관광객이 몰려드는 전국 규모의 전통체험행사로 자리잡았다.
특히 청송 지방에서 내려오던 대형 줄다리기의 재현은 문화사적으로도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정월대보름과 2월 농한기 사이에 유행했던 놀이를 복원시킨 줄다리기는 1천여명이 1개월에 걸쳐 총길이 30m, 둘레 2m, 무게 40여t의 줄을 만들어 각자 소원을 빌며 하던 행사를 그대로 복원한 것. 국립공원 주왕산 일대에서 매년 5월 개최되는 전국 규모의 봄 문화축제인 주왕산 수달래제에서도 윤씨의 공적을 빼놓을 수 없다
수달래제는 조상들의 정신문화를 이어가는 행사로 안전한 산행을 기원하는 제례행사. 윤씨는 "청송문화제와 주왕산 수달래제 행사는 이제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 문화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또 지역유림 100여명이 참석해 전통 유교의식으로 치르는 제례는 영남 일원에서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원형 그대로를 재현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청송사기(청송백자) 재현에도 윤씨의 공이 녹아 있다.
일상생활에서 사용되던 청송사기는 얇고 가벼운 백색의 도자기 접시 등으로 개화기 이전까지 생산되다 중단, 맥이 끊겼었다.
이를 지난해 윤씨가 청송 부남면 한티골에 가마터를 만들고 재현에 성공한 것. 청송군 김주생 총무과장은 "윤 국장 한사람의 자기 희생과 헌신적인 노력으로 사라질 뻔했던 청송문화의 명맥이 되살아나고 있다"며 윤씨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윤씨는 "조상의 손때가 묻은 가구하나, 돌 하나라도 우리의 전통 문화 재현에 있어서는 소중한 자료"라며 "세시풍속과 향토문화를 내용으로 한 문화학교를 운영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군민들의 문화적 삶의 수준도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청송.김경돈기자 kdo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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