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모시옷

장마가 끝난뒤 찾아올 후텁지근한 날씨엔 어떤 옷으로 대비하면 좋을까.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모시옷이 제격. 까칠까칠한 촉감에다 통풍이 잘되고 가벼워 고온다습한 우리나라의 여름을 나기에 적당하기 때문이다.

삼베옷의 경우 수분 흡수 및 배출력, 내구성이 뛰어나 주로 일을 할 때 입는데 비해 모시는 결이 곱고 색깔이 희기 때문에 고급스런 여름 일상복이나 외출복으로 많이 애용돼 왔다.

그러나 모시옷은 천연소재라 옷감이 약하고 그때그때 풀을 먹여야 하는 등 관리가 어려워 일상복으로 사용하는데 제약이 있다.

이에 최근 폴리에스테르 등 합성섬유와의 혼방, 또는 교직물이 많이 나와 그 용도가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또 속옷업체들도 항균기능 등을 첨가한 기능성 모시 속옷들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모시로 만든 제품은 전통한복 뿐만 아니라 개량한복, 투피스, 조끼, 재킷 등 다양하다.

그렇다면 올 여름 모시옷으로 멋도 내고 더위도 쫓기 위해선 어떤 점에 유의해야 할까

먼저 모시옷을 구입할 때는 모시가 중국산인지 국내산인지부터 알아봐야 한다.

중국산 모시는 국내산에 비해 결이 투박하다.

또 천연염색으로 물들인 모시의 경우 100% 천연염색인지도 확인해야 한다.

천연염색 제품은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화학염료를 섞어 염색한 제품도 적잖기 때문이다.

모시옷을 오래 입기 위해서는 세탁 및 관리에도 특별히 신경써야 한다.

모시옷은 반드시 건조한 곳에서 보관해야 하고 다시 꺼내 입을 때는 물세탁한 후 풀을 먹여 다려야 한다.

세탁할 때는 손으로 살살 비비면서 흔들어 빨아야 한다.

가루비누 같은 강한 합성세제는 피하고 일반 비누를 사용하는 게 좋다.

합성세제를 사용하면 옷감이 쉽게 삭아 오래 입지 못하기 때문. 세탁 후엔 비틀어 짜지 말고 수건 등 부드러운 천으로 눌러서 물기를 제거해야 옷감 손상이 적다.

세탁 후 바싹 말린 다음 풀을 먹이는 것이 좋다.

이 때 간편하게 스프레이식 풀을 사용해도 괜찮지만 세모시에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풀을 먹인 뒤 다림질을 할 때 모시가 다리미에 달라붙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선 풀을 만들 때 소금을 약간 넣으면 된다.

최근엔 중국산 모시가 많이 수입돼 모시로 만든 한복도 비교적 싸게 구입할 수 있다.

그러나 질이 우수한 모시를 찾는다면 역시 국산이 좋다.

가장 질이 좋은 모시로 인정받고 있는 한산세모시는 날씨가 좋은 날에 모시 사이로 손금까지 볼 수 있을 정도로 투명하고 윤기가 있다.

한복협회 이미애 회장은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해 모시의 원 재료인 모시풀이 자라기에 좋기 때문에 모시가 잠자리 날개처럼 얇으면서도 윤기가 있다"며 "모시옷의 매력은 무엇보다 통기성이 좋아 시원하고 입었을 때 속살이 살짝 비치는 자태가 있어 독특한 멋도 풍긴다"다고 했다.

모시옷을 입을 때는 가능한 액세서리를 착용하지 않는 게 좋다.

여성의 경우 모시의 단아한 멋을 살리기 위해선 길게 늘어지는 목걸이나 귀고리를 하는 것 보다 옥가락지 하나 정도 끼는 게 적당하다.

헤어스타일도 올림머리로 깔끔하게 정리하는 것이 좋다.

남성들의 경우 예를 갖추기 위해 적삼에 조끼를 갖춰 입고 나들이를 할 땐 두루마기를 입었지만 요즘은 저고리와 조끼를 합한 적삼으로 편하게 멋을 내는 경우가 많다.

또 모시로 된 바지를 입을 때는 바지가 말려 올라가거나 구김이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바짓단을 두번 정도 접어올리는 것이 좋다.

최세정기자 beacon@imaeil.com

사진협조=한복협회 회장 이미애

사진모델=신광우(한국모델협회) 배경숙(국악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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