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젊은층 TV이탈 심화-"아직도 TV 보니?"

'TV는 이제 쉰세대나 보는 거죠'.

10, 20대 젊은층의 텔레비전 이탈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청률 조사회사인 TNS 미디어코리아가 2000년 1/4분기부터 2003년 2/4분기까지 3년3개월간 연령별 시청률 변화추이를 조사한 결과, 10대의 지상파 4개 채널 개인시청률은 14.7%에서 7.2%로 평균 7.5%포인트로 절반 가까이나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20대의 경우도 14.7%에서 9.2%로 5.5%포인트 떨어져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케이블을 포함한 전체 텔레비전 조사에서도 10대와 20대의 하락폭은 각각 7.3%포인트와 5.1%포인트로 큰 차이가 없었다.

특히 20대 여성의 경우는 20.3%에서 11.8%로 8.5%나 하락해 텔레비전 외면 현상이 두드러졌다.

이들은 왜 TV를 떠날까. 이유는 간단하나 TV 리모컨에 더이상 매달릴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방송 관계자들은 "어릴때부터 인터넷과 함께 자란 신세대에겐 일방적으로 채널 선택을 강요하는 TV는 라이프 스타일에 맞지 않다"며 "꼭 보고 싶은 방송 프로는 인터넷 VOD 서비스로 골라보면 되는 식"이라고 지적한다.

그러나 젊은 시청자의 인터넷 이동만으로 시청률 변화를 다 설명할 수 없는 없다.

지상파 방송들이 더 이상 젊은 세대의 기호나 추세에 따라가는 프로그램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30대 이상은 여전히 TV에 대한 애착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30대 이상을 조사로 한 시청률은 하락폭이 2.4~3.8%에 그쳐 신매체 등장에도 30대 이상의 'TV 사랑' 별다른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

한편 케이블채널은 시청가구가 1천만가구에 육박하면서 꾸준하게 시청률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2분기 현재 10대와 20대의 케이블 개인시청률은 각각 2.2%와 2.0%로 3년3개월 전에 비해 각각 1.8%포인트와 1.6%포인트 올랐다.

그러나 30대 이상 시청층도 그 이상 상승한데다 10대와 20대의 지상파 이탈률이 케이블의 상승률보다 훨씬 크다는 점을 고려하면 케이블의 존재가 젊은층의 시청률 변화에 절대적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기 힘들다.

한국에 '컬러TV' 방송이 시작된지 20여년. 고속 행진을 거듭하던 TV도 이제 신세대 앞에서는 '쉰 매체'가 된 셈이다.

이재협기자 ljh2000@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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