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들도 엄연한 소비자이다.
아이가 아주 어릴 때는 소비 의사 결정을 부모가 주도적으로 하게 되지만, 아이가 자라면 물건을 살 때 자신의 생각을 어느 정도 반영하려고 한다.
처음에는 원하는 과자를 먹고 싶어 하더니, 옷도 자기 마음에 드는 것을 고르고 싶어 한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불량식품을 사먹고, 쓸모 없는 스티커를 모으고, 원하는 장난감을 사달라고 떼쓰고, 사주면 그때 뿐 귀한 줄 모르고 간수하지 않을 때, 부모는 당황스럽다 못해 화가 난다.
그러나 잠시 냉정하게 생각해 보면 이는 아이만 탓할 일이 아니다.
소비를 부추기는 TV 광고나 못된 친구 탓을 할 수도 있겠지만 가장 큰 탓은 부모 자신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입만 열면 돈타령을 하면서, 아이들이 돈 이야기를 하면 영악하다든지, 어떻게 되려고 벌써 저럴까 하고 있지 않은가 되물어 보자. 할인행사 때 백화점에 가면 계획에도 없이 즉흥적으로 옷을 사고 나중에 후회하면서, 아이들이 과자를 사달라고 떼쓸 때는 지나치게 야단치지 않은가? 나는 10원, 100원 짜리를 하찮게 여기면서 아이들에게는 돈을 소중하게 여기라고 말하고 있지 않은가?
이제 우리는 아이들을 현명하고 좋은 소비자로 키우기 위해 소비자 교육에 관심을 기울일 때가 됐다.
아이들이 돈을 제대로 쓰고 현명한 소비를 할 수 있다면, 다음에는 돈을 제대로 벌고 불려나갈 수 있다.
돈을 제대로 쓰지 못하는 아이는 돈의 가치를 제대로 알 수 없으며 벌 수도 없게 될 것이다.
또 현명한 소비 선택을 하지 못하는 아이는 다음에 자신과 관련된 다른 선택이나 의사결정을 할 때 의존적이거나 잘못하기가 쉽다.
어릴 때부터 가장 먼저, 가장 많이 접하는 선택이 바로 소비와 관련된 것들이기 때문이다.
소비자 교육은 일상 생활 속에서 실천을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
이 점이 어렵다.
사실 어른들부터 돈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올바른 소비 선택을 하는 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
당연히 아이들을 가르치려 해도 지식이나 정보가 부족하고, 또 어떻게 교육해야 하는지 그 방법도 모르는 때가 많다.
하지만 돈에 대한 가치관, 욕망 절제나 선택 등은 또래나 교사들로부터 배울 수도 있지만 부모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다는 것이 일반적인 연구 결과로 나타나는 상황에서 소비 교육을 남에게 맡길 수만은 없는 일이다.
아이의 소비 욕망을 무조건 채워주거나, 무조건 아껴 써라를 되풀이하는 게 부모의 도리인 양 혼동해서는 안 된다.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아이들이 올바른 소비를 선택할 수 있도록 다양한 경험을 어려서부터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그 결과에 대해 아이들과 즐겁게 대화하는 분위기도 만들어가야 한다.
부모 역시 이런 과정을 즐긴다면 보다 현명하게 소비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성태문(대구은행 연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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