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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열차추돌사고-"올핸 시집 보내려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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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꼭 시집 보내려 했는데…".

열차 추돌사고 또 한명의 희생자인 이영경(36·여·대구 범어동)씨의 시신이 안치된 대구 성삼병원(시지동) 영안실에는 가족과 동료교사들의 오열이 끊이지 않았다.

성주 고향에서 8일 오후 늦게서야 소식을 듣고 달려온 어머니 변복선(62)씨는 "한번도 속썩인 적 없는 착한 딸을 시집도 못보내고 떠나보내야 하다니 억장이 무너진다"며 목을 놓았다.

아버지 이태영(70)씨는 "죽음이 믿어지지 않는다"며 딸의 이름을 하염없이 불러댔다.

성주군청에 근무한다는 동생 해정(33)씨는 "누나는 모든 일에 열심이고 아들 못잖게 효도했다"며 발을 굴렀다.

경남 밀양고교에서 13년째 영어교사로 재직하던 이씨는 방학 중 보충수업을 위해 이날 아침 서둘러 대구의 자취집을 나섰다.

그러나 동대구역을 출발한지 10분도 못지나 제자들을 찾아가던 발걸음을 영원한 딴세상으로 돌려야 했다.

주위에서는 출근 시간을 줄이려고 밀양역 출구에 가장 가까운 6호 객차를 이용하느라 변을 당했다며 더 안타까워 했다.

동료 최필숙(40·여) 교사는 "성격이 쾌활하고 인품이 자상해 제자들로부터 존경받는 선생님이었다"며, "차마 학생들에게 알릴 수 없어 지체하고 있다"고 눈물을 훔쳤다.

1987년 영남대에 '천마장학생'으로 입학했던 이씨는 6년째 고3을 담임하면서도 힘든 내색을 않았고, 방과 후에는 성적이 떨어지는 학생들을 따로 모아 '과외'까지 시킬 정도로 헌신적이었다는 것.

최창희기자 cc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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