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보수단체 "북한 기자단 형사고소"

조해녕 대구시장(대구U대회 조직위원장)이 남북측 충돌 사태에 대해 유감표명을 한 것과 관련해 그 배경과 향후 여파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과성명으로 선수단 철수 등 북측의 강경조치로 확산되는 것을 막았지만 남측 일부 사회단체는 사과성명이 적반하장 격이라며 북측 폭력에 대한 형사고소까지 불사할 방침이어서 파장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조 시장은 지난 25일 오전 9시50분쯤 대구전시컨벤션센터내 미디어센터에 갑작스레 도착, A4용지 1장 분량도 채 되지 않는 양의 조직위원장 성명을 발표했다.

이번 사태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유사사태 재발 방지에 나서겠다는 내용.

조 시장의 성명 발표는 기자들이 사전에 알지 못한 것은 물론, 경찰 정보망에서까지 사전에 파악하지 못했을 정도로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경찰 한 관계자는 "북측이 강경한 태도의 성명을 발표한 데다 조직위원회 내부에서도 성공적인 대회 진행을 위해 조직위원장 차원의 '액션'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된 것으로 파악됐다"며 "고민 끝에 발표 시기를 예상보다 다소 앞당긴 것 같다"고 했다.

대구시 내부에서도 조 시장의 기자회견전 상당한 고민이 있었다.

시장이 어떤 형태의 '액션'을 취해야 하는가에 대한 방법론 문제에서부터 대구시민은 물론이고 보수층을 포함한 국민 여론도 감안해야 했던 것.

때문에 대구시는 이 부분을 놓고 중앙 정부와도 오랜 시간 동안 조율을 거쳤다.

1장짜리 성명서 문안을 두고 밤새 고치고 고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고 대구시 관계자는 전했다.

대구시 한 관계자는 "몇 가지 안을 놓고 내부 조율을 했다"며 "성명을 발표하지 않는 등 아무런 액션도 취하지 않는 '무반응' 대책도 고려됐지만 유감 수준의 성명발표가 가장 적절하다는 결론이 내려진 것 같다"고 했다.

사과 성명에는 대회조직위원회의 입김이 많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박상하 대구U대회 집행위원장은 폭력사태가 벌어진 직후 미디어센터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어떤 형태의 사과라도 못할 이유가 어디 있느냐"며 사과는 당연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에 대해 24일 전시컨벤션센터 앞 집회에 참여했던 북핵저지 시민연대 박찬성 대표는 "대구시가 적반하장격의 성명을 발표한 것에 대해 분노를 금치 못한다"며 "24일 대구에서의 일은 남측 사회단체와 북한 기자단의 충돌이 아니라 북한 기자단의 일방적 폭력이라는 점을 분명히 알아야 하며 이런 상황에서 오히려 우리측이 사과를 한다는 것에 대해 어느 누구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박 대표는 조만간 검찰 또는 경찰에 24일 자신들에게 완력을 행사한 북한 기자단을 폭력혐의로 고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북측에 대한 경호를 맡고 있는 국정원과 각 경기장 등의 경비를 담당한 경찰은 25일부터 북한 인사들에 대한 경호를 필요 이상으로 강화해 '소잃고 외양간 고치기'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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