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U대회 '유종의 미'거둬야

대구유니버시아드대회에 참가한 북한 선수단이 일부 시민단체와 종교단체의 잇따른 북한 비방에 자극받아 응원단을 경기장에 내보내지 않고 '대회 도중 철수'를 다시 시사해 종반에 갓 접어든 대구유니버시아드의 성공적인 마무리에 빨간 불이 커졌다.

시민들은 "대학스포츠의 장에서 까지 일부시민.종교단체가 정치적인 이슈를 계속 내세우는 것도 문제지만 자유민주체제의 기본인 다양한 의견 표출을 전혀 인정하려들지 않는 북한도 문제"라며 "지금부터라도 정치논리를 배격하고 대구유니버시아드대회가 평화축제답게 제자리를 찾게끔 모두 노력해야 할 것"이라 고 입을 모았다.

북한선수단 전극만 총단장은 26일 기자회견을 통해 북한을 비방하는 사태가 잇따르고 보수단체의 또 다른 시위도 예상된다며 남한 당국의 사죄, 신변 안전보장 및 재발 방지 등의 요구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대회에 계속 참가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함께 북한 선수단은 이날 응원단을 경기장에 내보내지 않고 선수들만 경기에 출전시켰는데 이는 추후 시민단체의 시위가 재발하거나 그들의 요구 조건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대회 도중 철수'라는 극단적 선택을 할 수도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대구유니버시아드대회를 책임진 조직위원회는 이번 사태에 대해 뚜렷한 대응책이 없어 답답한 심정만 토로하고 있다.

북한의 요구는 근본적으로 조직위 차원에서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닌 것. 게다가 정부에서도 선뜻 받아들이기에는 무리한 부분이 많은데다 이 경우 국내 정치권이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 우려도 크기때문이다.

박상하 집행위원장은 "대회가 순조롭게 마무리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하겠지만 사태가 여러가지로 꼬여 힘들다"고 말했다.

이를 지켜보는 자원봉사자와 서포터스들의 마음도 애가 타기는 마찬가지다.

한 자원봉사자는 "북한 선수단과 응원단에 관심과 시선이 지나치게 쏠리는 바람에 집안 잔치라는 비판적 시각도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분명히 성공적인 대회"라며 "정치와 무관한 스포츠축제인 만큼 대회의 성공적인 마무리를 위해 모두 자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관련기사--==>매일신문 '2003 대구U대회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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