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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군님 사진을...천박한 허수아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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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천서 北선수단, 비맞은 현수막 철거 소동

대구U대회 양궁경기장이 있는 예천에서 북한 선수들의 응원을 마치고 돌아가던 북측 응원단원들이 김정일 위원장 사진이 실린 프래카드가 도로변에 아무렇게나 내걸렸다며 철거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28일 오후 1시35분쯤 북한 여성응원단원 200여명이 예천진호국제양궁장 진입로인 예천읍 청복 1리 금강주유소 옆 목공예 작업장 입구에서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진이 든 플래카드가 '아무렇게나 걸려 있다'며 격분, 현수막을 철거한 뒤 접어 들고 예천∼안동간 4차선 국도 500여m를 행진해 차량에 싣고 돌아갔다.

북한 여성응원단원들은 이날 오전 양궁 개인 8강, 4강경기 응원전을 끝내고 대구로 돌아 가던 중 전세버스가 양궁장을 빠져나와 예천-안동간 4차선 국도에 진입하기 직전 도로변에 버스를 세우고 맨 앞쪽 버스에서부터 차례로 내려 500여m를 일제히 뛰면서 되돌아 와 문제의 플래카드를 포함, 예천지역 시민단체 명의로 양궁장 진입로변 가로수에 매어 둔 모두 4장의 북한선수 환영 플래카드를 걷어 냈다.

문제의 플래카드는 주유소 간판 폴싸인 기둥에, 다른 한쪽은 주유소 옆 목공예점 '장승마을' 입구 높이 4m의 소나무 장승(지하여장군 모습)에 비스듬히 기울어 진 채 매어져 있었다.

내용은 '북녁선수단 여러분! 다음에는 남녁북녁 하나되어 세계를 뜁시다'는 환영 문귀가 적혀 있었으며 좌측에는 한반도기와 우리는 하나(One Corea), 우측에는 김대중 전대통령이 남북 정상회담 차 평양 방문 당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악수하는 사진이 실려있고 민예총 예천지부 명의로 걸린 것.

처음 북한 여성응원단원들은 플래카드를 고쳐 매려는 듯 장승에 맨 붉고 푸른 천을 걷어 내려 하는 등 삐뚤게 걸린 현수막 줄을 풀어 고쳐 매려 했었다. 그러나 분위기가 격앙되면서 "김정일 장군님의 사진이 있는 현수막을 어떻게 저런 천박한 허수아비(장승을 지칭)에 매달아 놓을 수가 있느냐"며 눈물을 흘리며 울부짓고 응원단원 중 1명이 사다리도 없이 단숨에 높이 4m 정도의 장승을 올라 가 플래카드를 풀어 내렸다.

일부 격앙된 여성 응원단원들은 "현수막을 걸어 둔 쪽에서 장군님의 사진이 그려진 쪽을 일부러 낮춰매고 김대통령의 사진쪽은 올려 매 장군님이 우러러 김대통령과 악수를 하는 모습처럼 보이게 하려는 의혹이 있다"는 주장을 펴고 플래카드 철거 현장에서 사진 촬영중인 모 신문사 기자의 카메라를 빼앗기도 했다.

현장에서 한 응원단원은 "북한 선수와 응원단을 환영하는 뜻으로 내걸린 플래카드로 보이는 데 왜 철거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높으신 장군님의 사진을 저렇게 허름한 곳에 두고 도저히 갈 수가 없어서 철거하게 됐다"고 대답했다.

이어 플래카드를 국기 접듯이 정성껏 감아 든 응원단원들은 김정일 위원장의 사진이 실린 부분만을 함께 펴들고 관광버스가 멈춘 곳까지 약 500여m 정도를 일렬 횡대로 서서 차례로 행진하며 플래카드를 게첨한 측을 향해 비난하는 등 손수건을 꺼내들고 눈물을 훔치며 격앙된 모습을 그대로 내보였다. 이날 국도 34호선 안동방면 차선은 20여분간 막혀 통행불편을 겪었다.

한편 문제의 현수막을 건 민예총 예천지부 김두년(55.예천여중 교사)씨는 "남북의 문화와 생각의 차이가 상당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이번에 느꼈다"며 "단지 환영하려는 좋은 뜻으로 현수막을 걸었는 데 뜻밖이 일이 터져 몹시 신경쓰인다. 북측에서 이해해 주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예천.권동순기자 pino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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