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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업문화 예찬-타일러 코웬지음/나누리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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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현대의 예술은 '시장경제를 벗어날 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수요와 공급이란 경제원칙은 예술의 창조에 도움이 되는가, 아니면 폐해가 되는가?

'상업문화 예찬'(타일러 코웬 지음, 임재서.이은주 옮김. 나누리)은 도발적인 제목과 표지에서 보듯 상업문화가 예술의 창조에 적지 않은 공헌을 했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상업주의가 예술을 고사시키는 주범이라는 기존의 통념을 적극적으로 반박한다

경제학자이면서 예술 애호가이기도 한 저자는 '악성'으로 추앙받는 베토벤의 얘기부터 들려주고 있다.

"나는 오직 돈을 벌기 위해 곡을 쓰는 음악의 고리대금업자는 절대 아니다.

하지만 나는 독립적으로 살고 싶다.

그렇게 살려면 얼마간의 수입이 있어야 한다". 서양음악의 아버지로 일컬어지는 바흐도 평생 돈벌이에 매달렸다.

그의 수입은 요즘 기준으로 7만달러에 달했으며, 장례식에서 음악을 지휘하며 돈을 벌면서 사망률 저하를 불평했다.

궁핍한 삶을 산 것으로 알려진 모차르트의 한 해 수입은 오스트리아 빈 소재 병원 수석 외과의사의 3배가 넘었다.

죽을 당시 그는 런던과 러시아 등지로부터 많은 곡의 주문을 받아두고 있었다.

이같은 사례들을 통해 저자는 수요.공급의 시장원리가 예술을 위축시키기는커녕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셰익스피어나 쇼핑, 밀레, 비틀즈 등은 대중주의 때문에 당대에 비난을 받았지만 이들의 작품은 이제 고전의 반열에 올랐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한걸음 더 나아가 저자는 예술성.상업성의 이항대립에서 예술성은 선(善)이고 상업성은 독(毒)이라는 위계적 이분법이 현실과 무척 동떨어진 발상이라고 꼬집고 있다.

돈은 예술가의 창작욕을 북돋워 대중의 취향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경제적 안정을 가져다 줌으로써, 다양하고 혁신적인 창작활동을 가능케하기 때문이라는 게 그 이유다.

또한 지식인 문화와 대중문화의 균형을 바로잡고, 현대성에 관련된 문화의 상업화를 보다 호의적으로 바라볼 것을 제안하고 있다.

도발적인 느낌이 드는 저자의 주장을 전적으로 긍정하기 어렵지만 수긍할 만한 대목도 없지 않다.

그렇지만 예술의 창조성은 팽개친 채 대중의 기호에만 영합하는 상업문화가 갈수록 판을 치는 세태를 감안한다면 상업주의가 예술에 미치는 위험성에 대한 고찰이 더욱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대현기자 s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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