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외국어 천지...세종대왕께서 뭐라 하실지"

"우리 한글이 갈수록 영어 등의 외국어에 밀려나고 있는 현실이 불만입니다.

언어는 그 민족의 생각과 문화를 담는 그릇입니다.

우리 민족이 한글을 사랑하지 않으면 안되지요".

경북대 국어국문학과 '나랏말쌈' 학회. 20여명의 회원들은 '우리말 지킴이'다.

"인터넷과 통신이 확산되면서 한글 변형 및 왜곡현상이 심각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우리의 자랑을 지키는데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기 위해 모임을 열었죠".

회원들은 제일 먼저 '우리말 바르게 쓰기 운동'을 사이버공간에서 벌였다.

각종 채팅공간에 무차별적으로 쪽지를 날렸다.

회장 전계성(21)씨는 "처음에는 별관심을 가지지 않던 네티즌들도 몇달 후엔 많은 호응을 해 줬다"고 했다.

신이 난 회원들은 이번엔 전국 각지에 산재돼 있는 방언으로 눈길을 돌렸다.

우리 고유의 말과 글이 잘 묻어 있는 사투리를 보존.발전시키는 것이 우리말 사랑이라는 믿음에서다.

이 골 저 골을 떠돌며 방언을 연구한 지 4년이 지났다.

"우리 고유의 고어가 담겨 있는 방언을 살리는 길이 한글을 풍성하게 하는 방법입니다.

지킬 것은 지켜야죠. 그런데 전라도와 충청도에서는 방언을 쓰는 사람이 점점 사라지고 있었어요". 남정이(20.여)씨는 TV의 영향으로 점차 방언이 사라지고 표준어로 바뀌고 있다며 안타까워 했다.

방언을 쓰면 부끄럽다고 생각하는 인식 때문이다.

"어느 미래학자는 조만간 세계 6천여개의 언어 중 95%가 없어지는데, 한국어도 포함된다고 예견했습니다.

고유의 말과 글이 없는 민족은 고유의 사상도 없지요". 나랏말쌈 회원들이 우리말 지키기에 나서고 있는 이유다.

정욱진기자 pench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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