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경제가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한푼이라도 벌어 가계에 보탬을 주려는 주부들이 늘고 있다.
폐휴지로 버리던 할인쿠폰 광고지를 악착같이 챙기고, 대형할인점의 '견물생심'형 쇼핑 대신 특판 행사를 하는 동네 슈퍼마켓을 찾아다니며 생필품 구입 쟁탈전도 벌인다.
주부 장모(37.포항시 오천읍)씨는 아침마다 아파트 현관에 붙어있는 광고지를 끌어 모은다.
갖가지 할인쿠폰이 빼곡히 붙어있기 때문. 예전엔 광고지라며 버렸지만 요즘엔 모두 '돈'으로 보인다.
"하루에 챙긴 돈은 몇백원이지만 한달이면 몇만원이 됩니다". 보너스 포인트가 인쇄된 제품 겉봉도 일일이 오려서 챙긴다.
요즘엔 이런 광고지를 두고 주부들끼리 눈에 안보이는 쟁탈전도 벌인다.
지난주 대구시 달서구 용산동 아파트단지 인근 슈퍼마켓 2곳에선 잇따라 '초특가행사'가 벌어졌다.
각종 생필품을 정가의 50~70%로 판매한 것. 일회 구입에 한도가 있어 인근 동네 주부들은 하루에도 몇차례 들락거리며 생필품을 구입했다.
주부 류모(33)씨는 "눈썰미 있는 직원들이 너무 극성스럽다고 눈치를 줬지만 무시했다"며 "경기 좋을 때는 시간이 아까워서라도 할인점에서 한꺼번에 구입했지만 요즘엔 단돈 100원도 아쉽다보니 친구들과 함께 특판행사를 하는 슈퍼마켓을 찾아다닌다"고 했다.
결혼후 10년 만에 부업에 뛰어든 주부 김모(35.포항시 연일읍)씨는 요즘 집에서 밤껍질 깎기에 열심이다.
포항에서 조그만 전기공사업을 하는 남편 일감이 갈수록 줄자 한푼이라도 보태야겠다는 생각에 부업거리를 찾은 것. 하루 종일 밤껍질을 깎아 버는 돈은 5천원 정도. "시작한 지 얼마 안돼 서툴지만 익숙한 주부들은 보통 1만원씩 법니다.
한달 꾸준히 하면 아이 학원비는 벌죠".
이밖에 인터넷에 들어가 기업체마다 벌이는 경품행사에 일일이 가족 이름으로 응모해 당첨기회를 노리는 주부도 크게 늘었다.
주부 이모(32)씨는 "당장 돈이 쪼들린다기 보다는 워낙 경제가 어렵다보니 한푼 두푼 쓰기가 겁난다"며 "주부 씀씀이가 예전같지 않다"고 했다.
이상원.김수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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