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효성초등학교 장안숙 교장(63.프란체스카.샬트르 성바오로수녀회 소속)은 내년 1월 학생 50명을 스페인에 견학보낼 꿈에 부풀어 있다.
지역 출신으로 세계적인 선단(船團)을 이끌고 있는 인터불고호텔 권영호 회장이 효성초교의 전통 및 세계화교육 프로그램을 지원해주겠다며 스페인 내 여러 교육단체와 함께 학생들을 초청한 것이다.
2000년 교장 부임 이후 꾸준하게 진행시켜온 세계화교육이 거둔 자그마한 성과라고 장 교장은 겸손해하지만 그 의미는 작지 않다.
전통교육의 중요성과 미래지향적 세계화 교육, 교단에 있는 동안 줄곧 강조해온 원칙이 거둔 결실이기 때문이다.
"세계를 널리 알자는 세계화 교육은 우리 문화가 몸에 배어있을 때 참의미를 찾을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전통은 단순히 과거의 것이 아니라 자신이 직접 실천하여 외국과 나눌 수 있는 살아있는 유산을 말합니다".
장 교장의 전통교육은 초등학교 6년 동안 지속적으로 이뤄진다. 도예교육, 예절교육, 전통 미술교육 등이 매년 10시간씩 정규 교과과정으로 진행된다.
특히 전통 한국음악을 연간 34시간씩, 서양음악과 동일하게 편성해 어린이들이 북, 장고, 꽹과리 등을 자연스럽게 다루도록 했다.
어린이들이 우리 전통을 알면서 세계를 이해하도록 이끄는 것은 장 교장의 학생중심 교육관에서 나온다.
"부모가 일등을 원한다고 해서 교육을 그렇게 할 수 없으며, 교사가 원한다고 학생을 교사 중심으로 끌고 갈 수도 없습니다. 남을 존중하는 이해심과 내 것을 창의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소양을 쌓도록 하는 게 교육자의 소임입니다. 여기에는 당연히 학생과 그들의 미래가 담겨있는 교육이 있어야 합니다".
장 교장은 우리나라 공교육 전반이 학생보다 학부모 요구나 교사 편의에 의해 이뤄지는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교직이 직업으로 인식되면 참교육의 의미는 옅어지고, 교육자가 자기희생을 주저하면 교육현장은 생존경쟁의 장으로 전락한다는 것이 장 교장의 소신이다.
장 교장의 이런 교육관은 비가톨릭신자가 70%인 효성초교가 여전히 사립학교로서 이름을 지키고 있는 배경이기도 하다.
돈 있는 사람(분기별 55만여원)만이 보낼 수 있다는 사립학교에 대한 일부의 곱지 않은 시각에 대해 장 교장은 어느 학교든 아이들이 사회 주역으로 성장하도록 교육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7대에 걸친 가톨릭집안에서 수도자의 길을 묵묵히 걷고 있는 장 교장. 동시에 교육자인 장 교장은 작년 8월 정년퇴임을 맞고도 초빙교장으로 다시 임명돼 학생들과 함께 교육현장을 살찌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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