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태성 대구가톨릭대 산부인과 교수

이태성(51.사진) 대구가톨릭대 산부인과 교수의 연구실에는 여성 생리대가 널려 있었다.

아무리 산부인과 의사라고 하지만 웬 생리대. 기자는 잠시 후 고개를 끄덕이게 됐다.

이 교수는 여성의 생리통을 감소시켜 주는 생리대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고 한다.

생리통은 임신기간 감소, 늦은 결혼 등의 이유로 늘고 있으며 여성 노동력 상실의 가장 큰 원인으로 대두되고 있다.

이와 관련, 그는 지난 2001년 홍콩에서 열린 국제부인내분비학회에 생리통을 경감시키는 세라믹 물질을 포함한 생리대의 효과란 논문을 발표했고 지난해 국내와 미국에 특허를 출원했다.

경북대 의대를 졸업한 이 교수는 계명대 동산병원에서 전문의 과정을 마치고 17년간 교수로 재직하다가 3년 전 대구가톨릭대병원으로 옮겼다.

미국 슬로안-케터링 암센터에서 임상강사, 미국국립암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했다.

그는 자궁경부암의 선행 항암화학요법, 자궁경부암의 발생에 관련되는 효소인 텔로메레이즈의 역할, 자궁경부암 발생에 관련된 면역기전 등을 연구해 오고 있다.

동산병원 재직 당시 한해 250여명의 부인암 신규 환자를 봤고, 요즘도 연간 150여명의 신규 환자를 치료하고 있는 이 교수는 근치적 자궁적출술을 받은 환자 800여명을 대상으로 15년 생존율을 연구 중이다.

최근 증가하고 있는 난소암에 대해 그는 "난소암은 식습관의 서구화와 관련이 있다"며 "난소암은 70~80%가 3, 4기에 발생하고 있으며 다른 장기로 전이가 빨라 수술 후에는 항암치료를 반드시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요즘 환자들이 선호하는 복강경수술에 대해 이 교수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암이 아닌 양성 종양에는 복강경수술이 좋지만 암 환자는 개복수술로 암 덩어리를 철저히 없애는 것이 좋을 수도 있다는 것이 그의 지론.

말기 암으로 숨진 많은 환자 가운데 아직도 그의 가슴에 남아 있는 환자가 있다고 한다.

20년 전 한 여고생이 난소암으로 투병하다가 7개월 만에 세상을 떠났다는 것. 당시 그 학생은 신앙을 갖게 됐고 죽음을 아주 평화롭고 기쁘게 맞았으며 암 투병 환자를 위해 자신의 투병기를 남겼다고 한다.

이 교수는 현재 대한부인종양콜포스코피학회 이사, 대한주산기의학회 상임이사, 미국콜포스코피.자궁경부병리학회 정회원, 대한모자보건학회 간행위원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교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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